이상민 측 “尹에 계엄 반대… 소방청장에 ‘안전’ 당부”

김은경 기자 2025. 10. 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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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단수 지시 혐의’ 첫 재판서 혐의 전부 부인
12·3 비상계엄 관련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측이 17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류경진)는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위증 혐의 재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내란 특검의 중계 신청을 허가하면서 이날 재판은 녹화 중계됐다.

이 전 장관은 흰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살이 빠져 수척해진 모습으로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 ‘52’가 적힌 명찰을 달았다. 재판부가 생년월일과 직업을 묻자 “1965년 5월 15일, 바로 직전에 변호사였다”고 답했다.

피고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이 끝난 뒤 특검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와 헌법재판소 위증 등 공소 사실을 설명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시간대별 봉쇄 계획에 따라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함으로써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고,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소방청 직원들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준비하게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했다. 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그 결과 상당 기간 국민들 앞에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모의한 적 없고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작년 12월 3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처음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뒤 다른 국무위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정무적으로 부담이 되고 국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피력했다는 것이다.

이후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전화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 집무실에서 소방청 관련 문건을 봤는데, 거기 기재된 일이 곧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내용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건에 기재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누군가의 지시가 있더라도 안전에 유의하고, 필요하면 경찰과 협력하라고 한 것”이라며 “이 전 장관은 ‘이태원 참사’를 경험한 적 있어 시민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윤 전 대통령의 계엄에 동조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하기 위해 단전·단전 지시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행안부 장관은 경찰청과 소방청을 소속청으로 두고 있을 뿐 구체적인 지시·지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다음 재판을 열고 이 전 장관의 운전비서관 등 증인 4명을 부르기로 했다. 이 전 장관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행적을 확인한 뒤 소방청장 등에 대한 지시 내용을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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