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맛을 안 죄”…영화 ‘사람과 고기’, ‘먹튀노인 3인조’가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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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해서 고기 맛을 모르겠는가.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사람과 고기'(감독 양종현)는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노인 3인 주연' 체제로 관객을 맞이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왜 고기 맛을 몰라야 하는가."
영화 '사람과 고기'는 이 물음 하나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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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취식 노인 3인조’의 도주극 너머…
영화 ‘사람과 고기’가 묻는 ‘존엄한 노년’
가난하다고 해서 고기 맛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영화는 폐지를 주워 하루를 연명하는 형준(박근형)과 우식(장용), 길에서 채소를 팔며 생계를 꾸리는 화진(예수정), 세 노인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삶의 끝자락에서 우연히 만난 세 노인은 고깃국을 나눠 먹으며 어느새 친구가 된다.
우식은 돌연 제안한다. “제대로 고기 한 번 먹어보자.” 돈이 없어 고기를 못 먹은 지 오래인 형준과 화진은 한턱을 내겠다는 우식의 호언장담에 순순히 따라나선다. 실컷 웃고 떠들며 고기를 포식한 이들은, 우식의 폭탄선언을 듣는다. “나, 돈 없어. 그냥 나가. 담배 피우는 척하고,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그러나 스마트폰이 없는 이들은 몰랐다. 자신들이 ‘먹튀 노인 3인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의 행적은 결국 덜미가 잡히고, 셋은 법의 심판대에 선다.

하지만 영화는 묻는다. “가난하다고 해서, 왜 고기 맛을 몰라야 하는가.”
형준과 우식은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몇천 원. 고물상에선 박스 하나에 60원을 쳐준다. 노동을 마친 우식은 마트 고기 코너 앞에서 돼지고기를 한참 바라보다 결국 우유 한 팩만 사서 돌아선다. 가난에 찌든 형준의 친구는 곡기를 끊고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가난은 소리 지르지 않는다. 그저 삶을 조금씩 잠식한다.

영화는 이처럼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한 리듬을 잃지 않는다. 세 배우의 노련한 연기와 위트 있는 대사는 시종일관 따뜻한 웃음을 건넨다. 특히 연기 인생 54년 만에 처음 영화 주연을 맡은 장용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세 배우는 ‘베테랑’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몸소 증명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왜 사람답게 살고 싶지 않겠는가. 영화 ‘사람과 고기’는 이 물음 하나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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