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최최최종판 [.txt]

최윤아 기자 2025. 10. 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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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자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시간은 수시로 찾아온다.

'토끼와 거북이'는 그럴 때 손쉽게 떠올릴 가장 만만한 이야기 중 하나다.

'토끼와 거북이의 마지막 대결'은 아마도 각 가정에서 수없이 각색되었을 국민우화 '토끼와 거북이'를 유쾌하게 비튼 책이다.

토끼를 상징하는 형광 분홍색, 거북이를 상징하는 형광 녹색 등 두 가지 색채만을 활용해 이야기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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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의 마지막 대결 l 박현민 지음, 웅진주니어, 1만6800원

양육자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시간은 수시로 찾아온다. ‘토끼와 거북이’는 그럴 때 손쉽게 떠올릴 가장 만만한 이야기 중 하나다. 하루는 원작을 매번 똑같이 반복하는 게 지겨워 내 멋대로 결말을 바꿔 보았다. 대결에서 승리한 거북이가 소원을 말한다. “토끼 너와 단짝 친구가 되고 싶어!” 토끼는 그제야 거북이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둘은 경쟁하며 내달렸던 길을 오손도손 되돌아온다는 해피엔딩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마지막 대결’은 아마도 각 가정에서 수없이 각색되었을 국민우화 ‘토끼와 거북이’를 유쾌하게 비튼 책이다. 202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2022년 같은 대회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박현민 작가가 쓰고 그렸다.

책 ‘토끼와 거북이의 마지막 대결’. 출판사 제공

여느 때처럼 토끼는 제안한다. “거북이야, 달리기 하자!” 하지만 거북이는 토끼의 도전장이 지겹기만 하다. “나는 바다거북이야.” “왜 나랑 하려는 건데? 차라리 호랑이한테 하자고 해.” “만만한 상대를 고르려는 거야? 그럼 차라리 달팽이랑 하라고!”

줄기차게 거절해도 끈질기게 덤벼오는 토끼. 대결도 싫고 ‘이종(異種) 달리기’의 형평성에도 동의할 수 없는 거북이는 회심의 역제안을 한다. “그럼, 이종격투기 할래?” 바다거북은 딱딱한 등껍질 안에 쏙 들어가 발차기를 선보이는 토끼의 발등에 상당한 타격감을 준다. 그런데도 토끼는 지치지 않는다. “이종 간 대결은 의미 없으니까 이번 격투기 대결은 없던 일로 해!” 바다거북은 토끼의 애원, 회유, 협박에 못 이겨 최후의 달리기 대결을 승낙하고, 또 한번 세기의 달리기 대결이 시작되는데….

토끼를 상징하는 형광 분홍색, 거북이를 상징하는 형광 녹색 등 두 가지 색채만을 활용해 이야기를 전개했다. 세세하게 묘사하지 않고, 시원하게 스케치하듯 그린 작화 방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책의 요철(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를 잇는 오목하고 볼록한 부분)을 이야기 안에 넣은 발상도, 책장에 구멍을 뚫어 반전 결말을 창조한 방식도 흥미롭다. “지면 토끼도 아니다” “시끄러워 못 살겠다” 등의 플래카드 디테일은 웃는 법을 잊은 어른 독자도 기어코 킬킬거리게 만든다.

박현민 작가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이세돌 9단과 대결한다면 바둑보다는 알까기가 좋아요. 우사인 볼트와 대결한다면 종목은 공기놀이가 좋겠어요. (…) 완벽히 공정한 대결은 없어요. 쓸데없는 대결에 힘 빼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일단 경기를 한다면 (…) 자신이 어떤 판 위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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