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제주 오는데 물건이’ 첫 취항 중국에 손실보전 1억
손익분기점 200TEU ‘수출 6TEU’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첫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뱃고동을 울렸지만 초기 선적량이 많지 않아 향후 물동량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어제(16일) 중국 칭다오항을 출발한 컨테이너선 'SMC 르자오호'가 내일 오전 9시30분쯤 제주항 10부두에 도착한다.
르자오호는 2023년 12월 산둥항만장비그룹이 맞춤 제작한 컨테이너선이다. 길이 118m, 폭 20.8m로, 국제 표준 컨테이너 712티이유(TEU)의 적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 선사인 산둥원양해운그룹주식유한공사는 컨테이너선 취항을 조건으로 손실보전을 요구해 왔다. 인건비와 유류비 등 선박 운영에 따른 적자를 보전해 달라는 의미다.
양측이 체결한 협정서 제9조에는 '선사에서 발생한 손실비용은 제주도가 재원을 마련해 산둥원양해운그룹에 매달 말일 기준 환율을 적용해 미국 달러로 지급한다'고 규정 돼 있다.
중국 선사가 제시한 운영비용은 연간 519만4000달러, 한화 약 73억7500만원 상당이다. 제주도는 비용에서 선사측 수입을 제외한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첫 출항시 칭다오에서 선적한 물량은 40TEU다. 손익분기점에서 미달된 160TEU에 대해서는 손실보전을 해야 한다. 이에 따른 비용은 7만9900달러. 한화 약 1억1340만원이다.
제주항에서 중국으로 첫 출항하는 수출 물동량은 더 적다. 현재 확보한 물동량은 6TEU에 불과하다. 제주도는 1TEU당 10달러의 인센티브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하역을 맡은 해운사에 밀린 운영비 약 9억원도 지급해야 한다. 당초 1월 취항을 추진했지만 10월에야 배가 뜨면서 이에 따른 비용을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제주로 향하는 선박에는 삼다수 페트병 원료인 페트칩 26TEU를 비롯해 가구, 석재, 생활용품, 기계 장비 등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 향할 수출 품목은 삼다수가 대부분이다. 일부 냉동수산식품도 포함됐다. 당초 생물도 검토됐지만 활어나 냉장 상태 운송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초반 물량이 적지만 직항로 개설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물동량 확보와 수출입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법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도는 "이번 항로 개설로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운송 기간도 크게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항만 인프라 확충과 물류 지원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