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 5명 생명 살리고 떠났다
16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삶

"많은 것을 사랑하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며, 글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따뜻한 사람."(동생 다희씨)
베스트셀러였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35)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숨졌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백씨가 전날 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양측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백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겪은 치료와 일상을 담아낸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작가다. 백씨는 책을 통해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는 질환) 진단을 받기 전후의 상담 치료 기록과 일상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5년간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던 백씨는 2018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책을 독립 출판했는데, 이후 입소문을 타며 국내에서만 50만 부가 넘게 팔렸다. 영국, 일본 등 각지에서 10만 부 이상 팔리며 세계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우울증은 누구나 앓을 수 있는 질병이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치료를 받기도, 주변에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백씨는 우울하다가도 친구와 떡볶이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처럼 행복과 불행이 분리되지 않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책의 이름을 지었다고 생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말한 바 있다. 백씨는 출간 이후에도 '나만큼 널 사랑할 인간은 없을 것 같아'(2021),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2022) 같은 책을 썼고, 강연회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했다.
1990년 경기 고양시에서 3자매 중 둘째로 태어난 백씨는 어릴 적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했고, 동국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5년간 출판사에서 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아픔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좋은 마음을 나눠주며 선한 영향력을 키워갔다"고 밝혔다.
백씨의 동생 다희씨는 "글을 쓰고 글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희망의 꿈을 키우길 희망했던 내가 제일 사랑한 언니"라며 "많은 것을 사랑하고 아무도 미워하지 못하는 착한 그 마음을 알기에 이제는 하늘에서 편히 잘 쉬어. 정말 많이 사랑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거물급 대리인단 쓰고 추가 소송까지... '최태원·노소영 이혼' 8년 기록 | 한국일보
- "정신 나간 놈 아냐"… 김종국, 아내 향한 관심에 불쾌감 토로 | 한국일보
- [르포] 美 제재에도 불야성 영업한 캄보디아 호텔… 시아누크빌은 '작은 중국' | 한국일보
- 함은정, 김병우 감독과 결혼한 이유 고백 "힘들 때 지켜줘" | 한국일보
- [단독] 한국인 피해 폭증에도... 캄보디아 출장 여야 의원들 앙코르와트만 들렀다 | 한국일보
- '반려견 비비탄 난사' 군인, 분대장 임명됐다… "엄중히 책임 물어야" | 한국일보
- "캄보디아 살기 좋아"... 한국 여성이 캄 정부 SNS에 등장한 이유는? | 한국일보
- '쿠팡 무혐의' 검사 눈물에… 정청래 "진실 말한 용기, 박수 보낸다" | 한국일보
- [단독] 초코과자 한 개 훔친 아이 '무조건 송치'하는 나라… 소년부 판사도 골머리 | 한국일보
- 최태원, '1조3800억 재산분할' 뒤집기 성공... "불법 비자금, 노소영 기여 아냐"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