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잠긴 100억 원…‘개점휴업’ 울진 해상낚시공원 철거

김도훈 2025. 10. 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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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의 동해 바닷가에는 출입문이 굳게 잠긴 철제 구조물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공공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이 운영하는 '울진 바다목장 해상낚시 공원'입니다.

낚시공원은 2015년 8월 태풍 '고니'로 파손됐고, 복구 공사 등이 진행되느라 다시 문을 여는 데까지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낚시공원이 위치한 이 지점은 경북 동해안 지역 가운데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인 포항 호미곶을 제외하면 가장 바다 방향으로 돌출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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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해상낚시공원. 곳곳에 출입 통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경북 울진의 동해 바닷가에는 출입문이 굳게 잠긴 철제 구조물이 하나 있습니다. '전면 출입 통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는데, 일부 현수막은 낡아서 너덜거립니다. 구조물 곳곳에 파손 부위가 보이고, 철제 기둥은 거센 파도에 부식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공공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이 운영하는 '울진 바다목장 해상낚시 공원'입니다. 2019년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계속 출입 통제 상태인데, 오랜 기간 흉물로 방치된 끝에 지금은 철거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이 시설을 짓고 유지하고 부수는데 들어간 비용은 100억 원이 넘습니다.

■운영 기간 중 70% '개점휴업'

이 시설이 문을 연 건 2014년 5월입니다. 낚시객들을 모아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등의 목적으로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개장 다음 해부터 낚시공원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바로 태풍입니다. 낚시공원은 2015년 8월 태풍 '고니'로 파손됐고, 복구 공사 등이 진행되느라 다시 문을 여는 데까지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태풍 타파와 마이삭, 힌남노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입었고, 파손과 피해 복구가 반복되면서 운영을 못 하는 기간이 이어집니다. 2014년 처음 문을 연 이후 11년 5개월 기간 동안, 7년 11개월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미운영 기간은 전체의 70%에 달합니다.

미운영 기간은 7년 11개월. 문을 연 기간 중 70%에 달하는 기간 동안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100억 원 들여 만들고 고치고 다시 부수고

잦은 태풍 피해로 파손이 생긴 건 입지 때문입니다. 낚시공원이 위치한 이 지점은 경북 동해안 지역 가운데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인 포항 호미곶을 제외하면 가장 바다 방향으로 돌출된 곳입니다. 남해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는 태풍의 주된 경로상, 바다 방향으로 돌출된 이 지역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주민의 의견입니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날 육지에선 1mm의 약한 비가 내렸지만, 바다에선 시설물보다 훨씬 더 높은 파도가 치고 있었습니다.

김경준 / 경북 울진군 평해읍 거일2리 이장
"파도가 심하니까 관광객도 오지 않을뿐더러 파손된 지경이니까 주민들한테는 흉물이 된 거예요. 그러니 이걸 철거를 하루 속히 원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주민들의 철거 목소리도 커지면서, 상위기관인 해양수산부에서 두 차례 행정지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결국 공단은 "반복적 복구 예산 투입"과 "지역민의 철거 요구" 등을 이유로 시설 철거를 결정했고, 해수부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현재 철거를 위한 주민 동의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 시설 건설비는 69억 원. 여기에 여러 차례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비가 14억 원 들어갔습니다. 일상적 유지 보수비, 운영비가 투입됐고 철거비는 대략 13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제대로 운영조차 못 하는 시설을 만들고 고치고, 다시 부수는데 들어가는 세금은 100억 원이 넘습니다.

건설하고 유지 운영하고 철거하는데 100억 원이 넘게 투입됐습니다.


이 사업이 왜 시작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정책이 결정됐는지, 사업성 검토 자료가 있는지 등의 자료를 공단에 정보공개 청구했습니다. 이에 공단은 "한국해양기술원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한바, 공단은 요청한 과정상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국정감사나 행정지도 등 계속되는 외부 지적에도 공단에선 타 기관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거나 과거 자료를 찾아보는 등 별도의 원인 파악에 나서지 않았던 겁니다.

엉뚱한 정책 결정과 부실한 후속 조치의 결과 세금 100억 원은 바다에 잠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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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기자 (kinc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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