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SH 신약 확보전 격화에 '릴리 맞손' 올릭스 신약 가치 재조명

정기종 기자 2025. 10.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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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로슈 4.8조 계약 이어 이달 노보 노디스크도 7.4조 규모 M&A 성사
피인수 기업 89바이오·아케로 등 임상 3상 MASH 신약 후보 보유 공통점
릴리에 신약 후보 이전한 올릭스 재주목…89바이오 핵심 개발 인력도 합류
이동기 올릭스 대표. /사진=올릭스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로슈가 잇따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도입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시장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에 국산 신약 후보가 재조명 중인 가운데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맞손을 잡은 올릭스 파이프라인이 새삼 주목받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9일 MASH 신약 '에프룩시퍼민'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케로를 최대 52억달러(약 7조40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지난달 18일 로슈가 3상 중인 '페고자페르민'을 보유한 89바이오를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인수한데 이은 대규모 계약이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MASH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사 M&A 규모 산정 배경 역시 피인수 기업이 보유한 MASH 신약이 핵심 동력이 됐다. 이들이 비만 제2형 당뇨병과 연관된 포트폴리오 영역을 구축하는 데 있어, MASH가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실제로 로슈는 올해 전사적 사업목표 주요축 중 하나로 대사질환 포트폴리오 강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독주하고 있는 비만신약 시장이 연관된 대사질환영역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MASH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의 추가 수혜가 기대되는 움직임이다.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약물이 2종에 불과해 시장 선점 경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연 평균 35%씩 성장해 300억달러(약 41조76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사 중인 지난 2월 일라이 릴리에 siRNA 기반 MASH 및 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OLX702A'를 6억3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이전한 올릭스가 주목받는다. 글로벌 대표 비만신약 '젭바운드'(Tirzepatide) 개발사인 릴리는 관련 분야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MASH 분야 임상개발 경험과 글로벌 상업화 전략을 동시에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비만신약을 넘어 MASH 분야 패권까지 노리고 있는 릴리가 주요 수단으로 OLX702A를 선택했다는 점은 단일 파이프라인 개발을 넘어 릴리가 보유한 대사질환 제품군과의 병용 시너지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지난달 로슈의 대규모 계약을 이끌어 낸 89바이오 핵심 인력의 올릭스 합류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올릭스는 지난 4월 89바이오 임상개발 부사장을 지낸 토니 브랜스포드 박사를 임상 총괄로 영입했다. 브랜스포드 박사는 89바이오의 MASH 치료제 페고자페르민의 임상을 주도한 인물로 MASH 치료제 개발에 있어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현재 올릭스 MASH 치료제 'OLX702A'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브랜드포드 박사는 "OLX75016(OLX702A 물질명)은 전임상 데이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MARC1 유전자(간에서 해독 효소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로, 간 대사와 염증 조절에 관여)를 강력하게 억제시킬 뿐만 아니라, 고지방 식이 MASH 마우스 모델에서 중증 간 지방증과 NAS 점수(MASH 활성도·심각도 평가 점수)를 현저히 감소시키고 사실상 정상화하는 효과를 나타냈다"라며 "현재 첫 번째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MASH 치료제와 견줄만한 안전성과 더불어 siRNA 약물 특유의 우수한 장기 지속 효과와 유사한 효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릭스 역시 전세계적으로 불붙은 MASH 신약 확보전에 적극 가세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대형사들이 주도 중인 경쟁에 단일 경쟁자로서의 체급은 미약하지만, 릴리라는 대형 파트너와의 맞손으로 이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올릭스 관계자는 "OLX702A의 글로벌 1상 임상시험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고, MASH치료제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라며 "현재 MASH 시장 플레이어로서 유망한 MASH 약물, 임상 및 상업화 역량 세계 1위인 파트너 릴리 등 세 가지 축을 완비한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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