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제품 기업은 오히려 환경 규제 엄격한 국가 선호한다

박주영 2025. 10.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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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 연구팀이 기존 가설을 뒤집는 기업의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나래 교수 연구팀이 미국 조지타운대 헤더 베리·재스미나 쇼빈 교수, 텍사스대 랜스 청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환경 규제가 엄격한 국가에서 오히려 녹색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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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등 국제 연구팀, 오염 피난처 뒤집는 '녹색 피난처' 제시
기업의 '녹색 피난처' 전략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미 공동 연구팀이 기존 가설을 뒤집는 기업의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나래 교수 연구팀이 미국 조지타운대 헤더 베리·재스미나 쇼빈 교수, 텍사스대 랜스 청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환경 규제가 엄격한 국가에서 오히려 녹색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전통적으로 기업 경영 분야에서 다국적 기업은 환경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이전한다는, 이른바 '오염 피난처'(pollution haven) 가설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로 녹색 제품의 교역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이 2002년부터 2019년까지 92개 수입국, 70개 수출국, 약 5천여개 제품에 대한 세계무역 데이터베이스 '유엔 무역통계'(UN Comtrade)를 분석한 결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전체 교역량은 감소했지만 녹색 제품에 한해서는 교역이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환경 규제가 엄격할수록 녹색 제품의 수출과 조달은 오히려 활발해졌다.

녹색 제품에 대해서는 생산비 절감을 위해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오염 피난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친환경 제품의 생산과 거래 과정에서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가 강한 국가를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경향은 소비자와 밀접한 최종 소비재 품목인 스마트폰, 의류, 음식, 화장품,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두드러졌다.

환경운동이나 NGO 활동이 활발한 국가로 수출되는 제품일수록 녹색 피난처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나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글로벌 공급망이 더 이상 비용 효율성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기업의 환경적 정당성이 전략적 선택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강력한 환경정책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녹색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터디스'(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JIBS)에 지난달 1일 자로 실렸다.

KAIST·조지타운대·텍사스대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이나래, 헤더 베리, 재스미나 쇼빈, 랜스 청 교수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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