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a - 3a = 20' 이라는 초등생의 수학 상상력 [생활 속, 수학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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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은 숫자들의 세상이다.
분수나 소수 계산도, 가감승제의 주인공도 모두 숫자이고 그 규칙 안에서 연산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숫자 연산에 익숙해지면서 초등 수학을 곧잘 해내게 되고 그 여세를 몰아 중학 수학 과정으로 진입한다.
당연히 잘못된 연산이고 수학적으로 말이 안되지만 숫자의 세계에서만 연산을 다루었던 아이들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음을 헤아려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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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은 숫자들의 세상이다. 분수나 소수 계산도, 가감승제의 주인공도 모두 숫자이고 그 규칙 안에서 연산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숫자 연산에 익숙해지면서 초등 수학을 곧잘 해내게 되고 그 여세를 몰아 중학 수학 과정으로 진입한다. 그런데 중학 수학 초입에서 숫자와 많이 다른, 생경한 문자 체계와 조우하면서 난관에 빠지기 시작한다.
문자와 숫자가 함께 등장하여 연산까지 해내야 하는 낯선 세계와의 만남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당혹감 그 자체다. 겉으론 적응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문자 체계가 숫자와 어떻게 다른지, 유사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적확하고 명쾌한 이해가 우선인데 교육 현장에선 그런 알맹이를 건너뛰고 답만 맞추게 하는 모습이 다반사다.
예를 들어보자. '5a-3a는?' 하고 물으면 어른들은 '2a'라고 쉽게 답하겠지만 숫자 체계에만 익숙한 아이들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2; 또는 '20'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이때 어이없는 오답이라고 면박주면 안된다. 왜 '2'나 '20'이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경청 없이 무조건 답만 맞추도록 강요하며 이후 수학 학습은 아이에겐 재앙이다.
'5a-3a=20'이라고 답한 아이는 의외로 생각이 깊을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사고 과정을 우선 칭찬해주며 최종적으로 올바른 답을 구할 수 있도록 근본적 개념 이해를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이라고 답한 아이들은 문자도 숫자처럼 십진법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 5a-3a를 초등 연산처럼 세로 연산을 해본다면 자릿수를 맞춰 a에서 a를 빼서 일의 자리는 0이고 십의 자리는 5-3 = 2가 되어 20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잘못된 연산이고 수학적으로 말이 안되지만 숫자의 세계에서만 연산을 다루었던 아이들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음을 헤아려 줘야 한다. 그것이 사려 깊은 선생님의 모습이다.
숫자 뒤의 문자는 그냥 놔두고 앞에 있는 숫자만 빼서 답은 2a가 된다는 형식적 설명은 최악이다. 숫자와 문자로 이루어져 있는 항은 곱셈이 숨어 있기에 단순 덧셈으로 접근할 수 없다는 매우 중요한 핵심을 짚어주면서 오류를 스스로 깨닫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수업의 모습이다. 깨달음 없는 단순 암기로 답만 구하게 하려는 주입식 접근이 아닌, 근본을 제대로 파고드는 참 가르침이 필요하다. 모든 아이들이 나래를 활짝 펴고 중·고등 수학에서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김필립 ㈜필립교육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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