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에 'K-공항' 첫 수출…인천공항, 우즈벡서 공항 개발·운영
우르겐치 공항 개발·운영 협약도 체결
이학재 사장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

1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앞마다 대기 줄이 길었다. 승객들이 직접 발권을 하거나 수하물을 부치는 셀프 체크인·백드랍 시설이 없으니 무작정 유인 카운터에서 기다려야 했다. 출국심사나 보안검색대에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승객 등을 위한 전용 통로(패스트트랙)도 마련되지 않아 아이를 안은 부모들도 긴 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타슈켄트공항은 우즈벡 항공 여객(지난해 기준 1,350만 명)의 64.4%(870만 명)를 처리하는 수도 관문 공항이지만 시설이나 여객 서비스는 다른 공항에 비해 열악한 실정이다. 우즈벡 정부가 신공항 조성에 나선 이유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우즈벡 항공 여객 수요가 매년 6.3%씩 늘어 2040년 2,500만 명에 이른다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전망도 신공항 조성을 재촉했다.

우즈벡 정부는 2023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인프라 분야 투자 기업 비전인베스트와 신공항 개발 계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인 이날 기공식을 열었다. 4조7,000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의 주요 파트너사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도 참석했다. 이 사장은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이 직접 사업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공식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인천공항의 경험과 기술이 우리 공항의 성공적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항공 산업의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해 달라"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기공식 전날 신공항 개항과 초기 운영을 돕는 것을 골자로 한 운영 컨설팅 계약을 비전인베스트와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부터 5년, 계약 금액은 348억 원이다. 기존 공항에서 남쪽으로 35㎞ 떨어진 곳에 들어설 신공항은 연간 여객 1,700만 명을 처리하는 규모로 2029년 8월 개항한 뒤 확장을 거쳐 5,400만 명을 수용하는 공항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2,000억 원을 투자해 신공항 사업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이채우 공사 해외사업개발처장은 "사업 지분 15%, 공항 운영을 맡을 자회사 지분 51%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운영 컨설팅비와 지분 참여에 따른 배당금뿐 아니라 자회사 운영 수익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사는 비전인베스트에 도로와 철도 등 공항 주변 도시 개발 기본계획 수립도 맡겨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이 사장은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며 "성사만 된다면 국내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 등의 진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15일 우즈벡 공항공사와 우르겐치공항 개발·운영 민관합작투자(PPP) 사업 협약도 맺었다.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6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인천공항공사와 KIND가 1,964억 원을 들여 2028년까지 우르겐치공항에 연간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연면적 3만9,000㎡)과 화물터미널(1,400㎡), 부대시설을 지어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19년간 직접 운영해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BTO)으로 이뤄진다. 계약 기간 공사 수익은 총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우즈벡 서부 호라즘 지역 관문 공항인 우르겐치공항은 세계문화유산인 히바(Khiva) 유적지와 가깝고 타슈켄트·사마르칸트·부하라 등 우즈백 주요 도시와 연결된 우즈벡 3위 공항(여객 처리 기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여객이 175%가량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사장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K-공항'을 수출하는 첫 사례"며 "이를 교두보 삼아 2030년까지 해외 공항 개발·운영 사업을 10개까지 늘리고 해외 사업 매출 비중도 10%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타슈켄트=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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