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계곡길서 사유… 작품이 말을 걸어온다

하영란 기자 2025. 10. 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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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술인협회 제13회 정기전
17일까지 대청계곡길 갤러리서
창작의 열정·예술적 고민 나눠
위-아트 갤러리에서 열린 장유미술인협회 제13회 정기전 모습. 17일까지 열린다.

장유미술인협회 주최로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장유미술인협회 제13회 정기전'이 대청계곡길 18, '위-아트 갤러리(WE-ART GALLERY)'에서 열리고 있다.

장유미술인협회 조해경 회장은 모시는 글에서 "이번 전시는 창작의 열정과 예술적 고민의 결과를 나누는 자리"이고 "예술은 시대를 기록하고 사람을 이어주며 삶을 더욱 빛나게"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장유미술인협회 제13회 정기전'을 보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위-아트 갤러리를 찾았다. 갤러리 안을 몇 바퀴 돌았다. 둘러보다가 상상력과 창의력이 빛나는 작품 앞에 섰을 때 가슴이 뛰었고, 그 작품의 주인공인 작가를 알고 싶었다.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예술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면서 늘 새롭게 창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창조에는 천재성이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내가 마주한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고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를 수없이 고민하고 꾸준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늘 고민하며 창조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 육감이 흔들리고 싶어서 갤러리를 찾는다.

장유미협 13회 정기전 출품작품 중에서 지면 관계상 몇 작품만 골라 지면에 소개한다. 작가들의 말을 여기 그대로 전하고, 짤막한 소견을 더한다.
김란 작 '사유의 공간'

△김란 화가('사유의 공간', 10호 아크릴) 작품을 구상할 때 추상적인 느낌을 중요시한다. 여러 색과 수많은 대화가 오고간다. 우연에서 얻는 색감보다는 계산하고 반복하고 지워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색이 탄생한다. 만들어낸 색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드로잉과 무의식적인 드리핑 기법을 통해 구상과 비구상의 조화를 찾아 간다. 색감을 이론에서 얻는 것은 한계가 있다. 찍어보고 뿌려보고 흘려보며 그 속에서 각각의 특징과 기법을 통해 반복의 연속을 멈추지 않고 천착해 간다. 추상적인 표현으로 미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구상안의 틀에서 수많은 사유와 잊혀지고 있는 사소함을 표현한다. 작가는 많은 것을 그림으로 소통한다.

김 작가의 그림에서 색의 대화가 느껴진다. 색의 물결이 번져오는 느낌, 색이 피어나는 느낌, 색의 일렁임이, 생성하는 기운이 전해온다. 색으로 사유하는 미적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렬한 색감이 몰입하게 해 사유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노영미 작 'When I Get Old'.

△노영미 작가(When I Get Old, 60*90cm, 아크릴) 작품 제목에서처럼 내가 늙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를 그렸다. 그림을 보는 관람객도 자신이 나이 들었을 때를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지금 모습이 얼마나 젊은지를 알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늙었을 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옆에 같이 있다면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림에 거울을 더한 것이 특이하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면서 지금의 나를 기억하고 성찰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옷매무새를 매만지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림 앞에서 내 모습을 비출 수 있는 특이한 체험을 하며, 다시 나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외선 작 '사과-감사합니다'

△이외선 화가(사과-감사합니다, 75*55cm, 수채화) 사과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좋아하는 과일이고 늘 접할 수 있는 '감사한 과일'이라서 그림의 소재로 많이 선택한다. 수채화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색감을 맑게 써서 깨끗하고 투명한 감을 살리는 것'이라고 본다. 색을 겹쳐도 칙칙한 느낌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 투명수채화의 장점이다. 요즘 나는 그림에서 물번짐을 살리고 있다. 젖은 물감이 적당히 마를 즈음에, 젖은 붓을 쓱 지나가게 하면 물감이 가장자리로 밀리면서 약간은 인위적이지만 자연스러운 물번짐의 무늬가 만들어진다. 수채화이기에 살릴 수 있는 물맛이라고 생각한다. 이 물맛을 살리는 데 재미를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 욕심 없이 즐기면서 그림을 그린다.

이 작가의 그림에서 물번짐이 주는 효과는 여백에 색을 더했는데 색의 더함이 아주 자연스러워 물번짐을 계속 보게 된다. 맑고 담백한 수채화가 마치 한국화 같다. 여백의 미를 느끼며 그림 앞에 한참 머물다 가게 한다. 파랑의 물번짐과 빨간 사과의 대비 속에서 정갈한 풍요로움이 전해온다.

그 밖의 그림들이 말을 걸어왔다. 김외칠의 '까치호랑이(맷돌)', 김정권의 '길'(서각), 김정옥 '남해바다', 김태순의 'crossing baundaries', 남서임의 '심장의 온도', 박명애의 '파도' 박초이의 '찾아야할 것', 성창래의 '좀 더 예뻤으면', 양진향의 '여름', 조남희의 '고니의 동행', 조상이의 '내면의 평화', 조해경의 '화병위의 정원', 장유수의 '책과 장미', 홍미애의 'always', 김정아의 '행복한 바람', 박영호의 '관계25', 조은희의 'Indication', 최원하의 '가로등길' 등 작품들이 말을 걸어왔다. 작품의 잔상들이 머릿속에서 재구성되며 새로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청계곡길에 위-아트 갤러리 공간이 있어서, 작품과 계곡과 앞산의 정경이 합일되고, 감상자의 마음도 확장돼 작품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산책하는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작품을 꼼꼼하게 보고 간다. 갤러리 무인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있게 마음껏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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