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규정 정비 없이…재심의 논쟁 불가피
[KBS 부산] [앵커]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절차상 문제, 또 사고관리계획서의 모호한 규정 논쟁 탓에, 심의 과정이 순탄치 않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미비한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이미 약속해 놓고도, 아무런 규정 정비 없이 계속 운전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전 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재난과 상황별 대처 방안이 담긴 '사고관리계획서'.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심의 과정에서 이 계획서 부실 문제가 불거졌는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대기확산인자'였습니다.
'대기확산인자'는 사고 때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얼마나 농축돼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에는 이 대기확산인자를 '평균값'으로 임의 적용했고, 대형 사고가 일어날 경우 피폭선량을 허용 기준 250밀리시버트를 밑도는 92.6밀리시버트로 산출했습니다.
하지만, 사고관리계획서 작성 때 이 값을 얼마로 적용해야 하는지, 원안위 고시 등 어떠한 규정이 없습니다.
[한병섭/원자력안전연구소장 : "(대기확산인자는) 사고가 나면 피폭량이 얼마냐를 결정하는 겁니다.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피를 반드시 해야 하느냐', '대피를 안 해도 되느냐'를 결정하게 되는 제일 중요한 결정 인자가 되는 겁니다."]
이 논쟁,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신한울·새울 원전 사고관리계획서 심의 때도 똑같은 규정 미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당시 원안위는 이를 인정해 6개월 안에 정비하겠다고 했습니다.
대기확산인자를 어떤 값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예상 피폭선량이 달라지고, 방호·대피 조치 등이 달라지는 데도, 원안위가 규정을 정비하지 않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미비한 규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항공기 충돌 시 원전 손상 정도를 '가정'해야 하는지, '평가'해야 하는지, 이에 대한 뚜렷한 규정 역시 없습니다.
한편, 앞서 KBS가 지적한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절차상 문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리 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와 '계속 운전' 안건을 함께 심의해 부실 심의가 우려된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안건을 순차적으로 충실히 심의하고 개선 계획을 보고하라"고 원안위에 지시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소연
최위지 기자 (allwa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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