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고정관념이 족쇄”…바이오·에너지·문화 규제 완화 추진

엄지원 기자 2025. 10. 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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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약 분야 허가·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사망자의 의료 정보를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에 착수한다.

급성장하는 바이오 분야의 규제를 합리화해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윤리적 문제를 들어 우려를 제기한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의약 분야의 허가·심사 기간 단축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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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약 분야 허가·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사망자의 의료 정보를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에 착수한다. 급성장하는 바이오 분야의 규제를 합리화해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윤리적 문제를 들어 우려를 제기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인허가·입지와 관련해서도 ‘거미줄 규제’를 걷어내고, 문화 산업 분야에선 창작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과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열어 “정부는 편하게 고정관념에 의해 권한 행사를 하고 그게 현장에선 큰 족쇄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구더기 생길 것 같으니 아예 장을 담그지 말자고 할 게 아니라 구더기가 안 생기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많은 걸 풀어주면 사회와 국민의 안전이나 보안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커지기도 한다”며 무분별한 규제 철폐의 위험성도 함께 짚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1차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연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의약 분야의 허가·심사 기간 단축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미국의 경우 혁신 신약 허가제를 통해 희귀 중증 질환 치료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에프디에이(FDA) 전담팀이 배정되는 등 허가 기간 단축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는 게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의 설명이었다. 사망자의 의료 정보 활용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사망자 의료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아니기 때문에 가명 처리를 통해 활용할 수 있지만 방대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등 때문에 활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망자 정보의 가명 처리 및 데이터 활용은 개보위와 복지부가 협의해서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의료단체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저위험 가명 데이터’를 연구·산업에 활용한다는데 ‘저위험’을 어느 정도까지 볼 것인지가 의문”이라며 “이번 계획이 초민감 정보인 개인의 의료 정보를 기업에 본격적으로 넘겨주는 시발점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행동하는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규제 합리화라는 이름의 의료 상업화와 안전 규제 완화는 곤란하다”며 “주요 선진국은 엄격한 데이터 규제를 하고 있는 것에 비추면 한국의 의료 데이터 규제는 매우 허술하다”고 꼬집었다.

에너지 분야에선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농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농사와 전력 생산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데, 현행 ‘농지법’은 농업진흥 지역에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해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농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지역 주민들 스스로 전력 판매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마을협동조합 법인을 영농형 태양광 발전 사업 주체로 허용하는 내용의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상파 방송에 적용되는 광고·협찬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방송계 요구와 관련해 “지상파란 이유로 과거 특혜를 받았으니 규제가 심했겠지만 요즘은 특혜라고 할 것도 없이 (처지가) 똑같지 않으냐”며 “(광고·협찬 규제 완화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지원 허윤희 옥기원 박다해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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