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재판'에 한숨돌린 SK…최태원 "할말 없다"

최경민 기자, 김도균 기자 2025. 10. 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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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과 관련해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SK그룹에서도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 말에서 미뤄보듯 SK그룹은 최 회장의 소송을 그룹차원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왔다.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지분 17.9% 중 일부를 처분하는 게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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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4조원 파기환송'에 SK "명예회복"…최태원은 'AI 드라이브'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5.10.16.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과 관련해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SK그룹에서도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최 회장이 추진하던 AI(인공지능) 중심 그룹 구조 재편 작업 역시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16일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직후 "비자금으로 회사가 성장했다는 오해가 해소됐다"며 "구성원들의 명예와 긍지가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 미뤄보듯 SK그룹은 최 회장의 소송을 그룹차원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왔다. 서울고법이 SK와 노태우 정부 간 '정경유착'을 사실상 인정하며 1조3808억원 규모 재산분할을 결정한 것이 그룹의 성장 역사를 부정한 격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심 판결 직후 그룹 CEO(최고경영자)들은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결연히 대처하자"고 뜻을 모았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지분 17.9% 중 일부를 처분하는 게 불가피했다. '세기의 이혼 소송'이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이슈로 발전한 배경이다. 2003년 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의 공격으로 경영권이 위협받았던 경험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이같은 그룹 차원의 우려는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에 300억원 규모의 금전을 지원한 게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노 관장 측이 SK그룹에 재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SK의 성장은 정경유착 덕분이 아니다"는 회사 측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노 관장의 기여도가 줄어드는 만큼 서울고법이 다시 산정할 재산분할금은 대폭 감소될 게 유력하다. 지난 2022년 1심 재판부가 판결한 수준(665억원)이라면 그룹 경영권 차원의 이슈로 비약되긴 어렵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폐회사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제공) 2024.1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최 회장은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말 경영구상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이날 오후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탈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주말쯤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골프 회동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도 함께 일정을 소화한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퓨처테크포럼 AI' 기조연설, 'SK AI 서밋 2025'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 최신 AI 동향을 공유하며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AI 생태계 육성 경험을 나누는 일정들이다. AI 중심의 그룹 구조 개편과 리밸런싱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 회장이 조기(10월 말~11월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사업 재편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 역시 힘을 얻는 중이다.

내년 경영구상은 다음달 6~8일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릴 CEO세미나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조기 인사가 이뤄진다면 새로 구성된 경영진들이 모여 사업 전략을 논하는 게 가능해진다. 최 회장은 이날 출국길에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며 "어려운 경제현안이 많은데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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