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코인거래소 … 한국 재진출
창업자 사법리스크 해소되자
신청 2년반만에 승인 이뤄져
양 거래소 교차주문은 '미정'
업비트·빗썸 구도흔들지 촉각

세계 최대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거래소 '고팍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020년 1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5년 만이다. 글로벌 1위 업체 진출이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심사를 전날 밤늦게 수리했다. 2020년 한국에서 철수한 바이낸스는 3년 뒤인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며 재진출을 추진했다. 인수한 지 한 달 뒤인 2023년 3월 바이낸스는 임원 등재를 위한 '임원 변경 신고서'를 FIU에 제출했으나 약 2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허가가 나온 셈이다. 미국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
당시 인수가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미지급금을 대납해 주는 조건이 붙으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졌다. 채무액을 제외하고 실제로 구주주에게 지급된 금액은 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업계에선 바이낸스 등장이 사실상 독과점 체제인 한국 시장에 불러올 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시장은 업비트가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빗썸이 20~3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낮은 수수료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규모의 경제'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 2억9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한다. 이는 국내 거래소들이 따라잡기 힘든 수준으로, 투자자들에게 훨씬 유리한 가격과 체결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안착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의 유동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오더북(호가창) 통합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오더북 통합이 허용되더라도 바이낸스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선물 및 파생상품 거래는 국내에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이를 제외한 현물 거래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 은행과의 협력 강화도 변수다. 국내에서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었지만, 향후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대형 시중은행과의 파트너십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바이낸스가 약속했던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피해 대금 지급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말 FTX 사태 여파로 고파이 운용사가 파산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묶이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최근도 기자 / 안갑성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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