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디지털자산 평가 신뢰성 확보가 마지막 목표… 새로운 기준 세우고파”
가상자산 자동평가 시스템 특허 등록… 벤처기업 인증 획득

이재근 애피랩 대표
“주변을 보면 여전히 디지털자산을 투기성으로 보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투기를 하더라도 잘 알고 해야 하는데 코인 이름이 예뻐서 투자를 했대요. 그래서 좋은 코인을 선별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선별을 하는 기준이 없더라고요.”
이재근(48·사진) 애피랩 대표에게 빗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그만 두고 코인평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대표 디지털자산 거래소이자 지금은 대기업이 된 빗썸이 처음 생겼을 때 합류해 빗썸의 디지털자산 거래 시스템을 만든 인물이다.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 ‘아이템매니아’의 개발자였던 이 대표는 빗썸 대표의 권유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처음으로 디지털자산을 접하게 됐다.
“아이템매니아에서 거래 매칭 엔진 담당이었는데, 코인 거래 시스템을 만들어 보라고 하더라고요. 관심이 없었던 디지털자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계기입니다. 처음엔 조금 망설였죠. 크지 않은 시장이었고, 지금과 같이 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다 이더리움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당시 빗썸은 비트코인만 거래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개발자 시각에서 이더리움의 사상에 매료됐죠. 그래서 빗썸 시스템 개발 전권과 이더리움 상장을 제시하며 빗썸에 합류하게 됐죠.”
빗썸의 ‘창립멤버’로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이 남았다. 과거 전자제품을 수리하다 컴퓨터와 시스템 개발을 위해 새롭게 대학에 진학한 것처럼 디지털자산 시장의 이상한 구조를 개선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상장 신청을 하면 탈락이 돼도 탈락 사유를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규정은 사유를 알려주도록 돼있지만, 거래소는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알려줍니다. 사유를 알려주고 프로젝트를 조금만 조정해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상장 코인 평가의 객관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정성적인 평가들이 많다 보니 담당자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많이 아는 사람은 더 까다롭게 보고,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가는 부분도 있죠.”
프로젝트가 상장을 신청하며 코인을 평가하는 민간 기관들의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만, 거래소가 이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다고 했다.
“거래소와 민간 평가 기관들의 관점이 다르니 그걸 참고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돈을 주고 평가를 받은 것인데, 참고조차 하지 않으면 결국 낭비잖아요.”
그는 거래소가 참고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피랩을 창업했다. 빗썸에서의 경험과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한 분석으로 평가 기준을 수립했다. 거래소에서 상장심사를 경험했던 인력들도 애피랩에 합류해 전문성을 높였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 평가’를 도입했다. 단순히 시세나 거래량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자산의 펀더멘털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시장 접근성과 개발 활성도, 유동성, 커뮤니티 활동성, 보안성 등을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분석 엔진으로 수집해 프로젝트별로 종합 전수를 산출한다.
애피랩의 가상자산 자동평가 시스템은 특허 등록을 마쳤고, 지난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벤처기업 인증도 획득했다.
“지금 애피랩이 공개하는 평가 점수를 제가 평가한다면 신뢰도는 80% 이상 될 거라고 봅니다. 20% 정도는 저희가 더 노력할 부분이죠. 그래도 국내 거래소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프로젝트들의 애피와 평가점수가 대부분 60점 미만이라는 점을 보면, 현재 평가 신뢰도는 상당히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애피랩은 국내 5대 거래소에 상장된 592개의 코인을 모두 평가하고 있다. 애피와 평가 점수가 낮은 코인 230개 중 195개가 거래소에서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지금 애피랩은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자료를 볼 수 있어요. 앞으로는 회원 서비스를 만들어서 관심 있는 코인에 대한 알람기능이나 개인 성향에 맞춘 투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평가 점수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적정가격에 대한 평가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데이터가 쌓인 기간이 조금 짧다 보니 오차 범위가 넓지만 결국 지금 저희가 평가하는 데이터들이 모두 가격 요인이 되는 것들인 만큼 데이터가 더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가격 예측이나 가치 측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목표 역시 디지털자산 평가의 신뢰성 확보를 꼽았다. “너무 중구난방으로 평가가 되다 보니 거래소가 상장을 심의한 것도 외부에서는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거래소에는 상장이 되고, 다른 거래소는 안되고…. 그래서 이 평가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한번 세우고 싶습니다. 저희가 세운 기준이 글로벌 기준까지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임은정 동부지검 파견된 백해룡 “수사팀 불법단체…명퇴 생각 중”
- “선별진료소 폭행 본질은 ‘동성 간 성폭력’…노출 심한 옷 아니었다”
- “끼익 쾅” 60대 몰던 승합차 중앙 분리대 충돌…7명 중경상
- 올트먼, 성인물 허용 논란 일자 “우리는 도덕경찰 아냐”
- 5만 팔로워 유명 인플루언서-10대 딸, 리우 부촌서 사망…“사인 불명”
- “하다하다 떡볶이까지 먹다니”…스벅, 외부음식 전면 금지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