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삼성전자 모두 ‘역대최고’ 불장인데···개미들은 ‘팝니다’

코스피가 연일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16일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9만7천전자’를 넘기면서 4년10개월 만에 새 역사를 썼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긍정적 신호 등이 나오면서 올해 코스피와 삼성전자 모두 50% 넘게 급등할 정도로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미’들은 5개월간 코스피에서만 28조원을 팔아치우며 오히려 불장에서 떠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9포인트(2.49%) 오른 3748.37에 거래를 마감했다. 역대 장중 최고가이자 최고 종가다. 외국인은 6590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700원(2.84%) 급등한 9만7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역대 최고 종가이자 장중 최고가로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1월11일(9만6800원) 기록한 직전 최고가도 넘어섰다. 올해 1월 2일 이후 상승률은 83%가 넘는다.
‘반도체 불장’의 또 다른 한 축인 SK하이닉스는 7.1% 오른 45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45만닉스’ 고지에 올라섰다. 올해 1월 2일 이후 하이닉스는 약 2.7배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에는 반도체 외에도 그동안 주도주에서 빗겨났던 2차전지, 자동차주가 폭등하며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LG에너지솔루션(8.8%), 현대차(8.28%)는 8%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미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있고, 지난달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업황 반전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3740선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56.2% 올라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코스피 급등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가 ‘주식시장 살리기’를 외쳐도 개인들 매도세는 거세다.
코스피와 삼성전자 모두 역대 최고점을 찍은 이날도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500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도 개인은 약 7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개미투자자가 국내주식을 외면하고 해외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누적된 국내투자자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193억6083만달러(약 27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동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88억306만달러)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순매수액이 늘었다.
이에 정부가 소액 주주 권리 강화 등 자본시장 제도 개선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가계 자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시장이 충분한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여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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