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불러 술 먹고 춤추고… 유방암 자선 행사 두고 ‘시끌’

국내 여성 패션 잡지 ‘W코리아’가 매년 주최하는 자선 행사를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을 명목으로 하지만, 정작 행사에선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술과 음악 속에 파티를 즐기는 등 개최 취지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서다. “유방암 인식 개선과 유명인 친목 모임이 어떤 연관이 있냐”는 지적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나왔다.
앞서 패션 잡지 W코리아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행사 ‘러브 유어 W 2025’를 개최했다. W코리아는 1972년 미국에서 창간된 패션 잡지 W의 한국 라이선스 매거진으로, 2005년 발간 이듬해부터 ‘여성의 유방암 인식 향상과 조기 검진 중요성을 알리겠다’며 매년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뷔, 에스파(aespa) 카리나, 아이브(IVE) 장원영 등 유명 연예인이 총출동해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온라인에는 이들의 참석 사진과 영상이 잇달아 공유됐다. 이들이 술잔을 들고 음악과 함께 파티를 즐기는 모습과, 서로를 알아보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 등이 포착됐다. 가수들이 행사장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W코리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다수 올라와 있다.
다만 네티즌 반응은 싸늘했다. “유방암 인식 개선과 유명인 친목 모임이 어떤 연관이 있냐”는 지적이다. 현재 W코리아 최근 게시물에는 “연예인들 불러다 술 마시고 공연하고 관계자들 사리사욕 채우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유방암으로 가족을 보낸 사람으로서 너무 화가 난다. 유방암을 이런 행사에 이용하지 말라” “연예인들 대접하는 돈 아껴서 기부를 해라. 연예인들에게 아무 의미 없는 질문하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게 무슨 유방암 인식 개선이냐” “솔직히 말해서 그냥 친목의 장 아니냐. 유방암은 이름만 빌린 느낌이라 굉장히 불쾌하다. 유방암 환자들은 보고 얼마나 기분이 이상할까 싶다. 유방암에 가장 안 좋은 게 술인데, 술 마시면서 파티를 하고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댓글들엔 수천 개의 ‘공감’이 달렸다.

이날 공연 선곡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수 박재범이 2015년 발매된 자신의 히트곡 ‘몸매’를 열창했는데, 여기에 “지금 소개받고 싶어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여성 몸매를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유방암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W코리아는 영상을 올린 지 20분 만에 박재범 공연 영상을 삭제했다. 박재범은 “암 환자분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누적 기부금은 11억원이다. 연평균 5500만원 규모인 셈이다. W코리아는 이 행사를 ‘국내 최대 규모 자선 행사’라고 표현하며 “갈라 디너와 파티를 개최하고, 수익금 기부로 한국유방건강재단의 활동을 후원하며,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여성과 저소득층의 검진 및 치료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선 행사 규모나 횟수 등에 비춰볼 때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시선도 나왔다. “미국 자선 행사 멧갈라도 매번 셀럽 파티에 불과하다는 비판받는데, 그래도 지속되는 건 기부금이 어마어마해서다. 이건 일반인 기부금만도 못하다” “정작 일반인들끼리 모여서 하는 ‘핑크런’보다 기부금이 작으면서 참석 연예인들이 유방암을 위해서 뭘 했다고 술 마시고 하하 호호 하면서 유방암과 전혀 맞지 않은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등이다. 핑크런은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운영하는 유방 건강 인식 향상을 위한 러닝 행사로, 지난 24년간 누적 기부금이 42억원에 달한다.
다만 “행사 취지가 중요한 거지 기부금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등 옹호 의견도 일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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