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벨탑과 골프

방민준 2025. 10. 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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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바빌론의 바벨탑은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훨씬 앞서 지어진 고층 건축물이다.

신화나 상상 속의 건축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고고학자 역사학자 건축학자들은 실재한 고대 건축물로 믿는다.

약 3천4백여년 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바빌론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벨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에 닿으려는 인간 욕망의 상징이다.

불가능 속에서 바벨탑을 세우듯 불가능 속에서 자신을 세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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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바빌론의 바벨탑은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훨씬 앞서 지어진 고층 건축물이다. 신화나 상상 속의 건축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고고학자 역사학자 건축학자들은 실재한 고대 건축물로 믿는다.



 



약 3천4백여년 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바빌론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벨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에 닿으려는 인간 욕망의 상징이다.



 



바빌론 사람들은 하늘에 닿고 싶었는지 모른다. 흙과 벽돌로 쌓은 탑이 하늘에 닿을 리 없음을 알면서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손끝에 묻은 진흙은 단지 건축의 흔적이 아니라 유한한 존재가 무한을 더듬으려 한 욕망의 자취다.



 



골퍼들은 푸른 잔디 위에서 같은 탑을 세운다. 그들의 탑은 흙이 아니라 스윙으로, 벽돌이 아니라 공의 궤적으로 이루어진다. 골퍼들은 라운드마다 조금 더 완벽한 샷, 조금 더 낮은 스코어를 꿈꾸며 끝없이 자신과 싸운다.



 



그러나 그 싸움은 어김없이 실패로 끝난다. 희귀하게 성공을 맛보지만 실패가 더 많다. 그럼에도 골퍼들은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선다. 마치 바벨탑의 잔해 위에 또 다른 벽돌을 쌓아 올리듯.



 



이런 골퍼들의 몸부림은 인간이 바벨탑을 세운 것은 신을 모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음을 깨닫게 한다. 하늘에 닿으려는 욕망은 어쩌면 하늘 그 자체보다도 '닿을 수 없음'이 주는 긴장과 닿음을 향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공이 허공을 가르고 홀컵에 들어가는 찰나의 완벽은 결코 지속되지 않는다. 그 찰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골퍼는 수천 번의 실패를 기꺼이 감내한다.



 



완벽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왜 끝없이 시도할까. 그 이유는 완벽에 도달하지 못함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완벽을 손에 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가는 것을 잊는다. 인간은 완성보다는 과정의 불완전함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지도 모른다. 하늘은 닿을 수 없기에 아름답고 홀컵은 멀고 좁기에 도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닿을 수 없는 곳에 닿으려고 애쓰며 다가가는 존재다. 불가능 속에서 바벨탑을 세우듯 불가능 속에서 자신을 세우려 한다. 인간은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증명하려는 자기 초월의 욕망, 실수와 실패 속에서도 반복되는 완벽에 대한 환상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자연과 자신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에 매달린다. 



 



여기서 무엇이 사람을 이룰 수 없는 목표로 이끄는가 하는 원초적인 물음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결핍의 자각이 아닐까.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 결핍을 채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결핍이야말로 인간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하늘에 닿으려다 무너진 탑의 잔해 위에서 골퍼들은 진흙 벽돌 대신 쇠막대기를 들고 있다. 골퍼들에게 그것은 허무가 아니라 생의 증거이다.  



골프는 하늘에 닿고 싶은 인간 마음의 현대적 변주인지도 모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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