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0만원" 청년들이 넘어갔다…범죄로 유혹하는 '캄보디아 드림'
[편집자주] 최근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한국인들이 감금·고문 당하고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정부는 캄보디아로 합동대응팀을 파견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전력 대응에 나섰다. 캄보디아가 각종 사기 범죄의 근거지로 거듭난 배경과 한국 청년들이 현혹되는 이유, 경찰 대응책 실효성 등을 살펴봤다.

"초보도 월 1000만원, 숙련자는 3000만원까지 벌 수 있습니다. 숙식과 항공권도 제공합니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한국 청년을 유인하는 '고수익 해외 일자리' 게시물이 여전히 온라인에 넘쳐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 납치·사망 사건 이후에도 각종 커뮤니티와 교민 사이트에는 '텔레마케터(TM) 본사직 채용', '캄보디아 프놈펜 오피스 확장' 등이 적힌 구인 글이 매일 수십 건씩 올라온다. 작성자는 "우리 실패 많이 해봤잖냐. 뭐가 무섭겠냐"고 설득한다.

한 재외동포 홈페이지 구인 게시판에는 지난 5월부터 해외 TM 본사에서 직접 구인한다는 내용의 글이 100건 넘게 올라왔다. 근무지는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본사로 표시돼 있다. "사무실 확장으로 인력 충원 중", "숙식 제공·경력 무관·월 3000만원 이상 가능"이라는 문구가 반복된다. 빚이 있거나 수입이 적은 사람을 환영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중국 교민 사이트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20여건의 유사 글이 올라온다. "범죄 조직이 아니며 신변 안전이 보장된다"는 문장을 공통으로 포함한다. 상담은 모두 텔레그램으로 유도한다.
게시글은 국내 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확인됐다. 경북 영주시 소재 대학 한 과 게시판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월평균 3000만원 이상 수입과 별장식 아파트를 지원한다는 구인 글이 올라왔다. 자유롭게 한국 왕복이 가능하고 불법체류자도 픽업해주겠다는 식이다. 디시인사이드 해외취업 갤러리에도 수백만원의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보장한다는 구인글이 올라와 있다.

각종 관련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하데스카페'에서는 대포통장을 구하는 이른바 '장집' 업체의 개인장·법인장 등 통장 명의자 모집이 버젓이 이뤄진다.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씨(22)도 대포통장 명의자로 캄보디아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박씨 사망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하루 100여건의 대포통장 명의자 모집 글이 게시됐다. 캄보디아에 대한 수사당국의 단속이 확산하는 상황을 역이용해 '캄보디아가 아닌 안전한 곳'이라며 홍보하는 글도 올라온다. 한 장집 구매자는 별도 홍보 사이트를 만들어 "캄보디아가 아니라 호캉스를 즐기며 일했다"는 허위 후기를 게시했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신상 정보를 확보한 뒤 공기계와 유심을 넣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뱅킹앱 인증을 유도하거나 개인·법인 계좌를 1300만~4000만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한다. 이후 대포통장주가 계좌에 입금된 범죄 수익금을 가로챌 것을 우려해 출국을 종용한다. 현지에 도착하면 합숙 형태로 갇혀 도박 사이트 운영, 대포통장 세탁, 피싱 중계 등 범죄 업무를 강요당하는 식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5일 오후 하데스카페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최근 언론 보도로 우리 카페가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중개와 관련된 불법 활동의 온상으로 지목됐다"며 "해외 관련 구인·구직 게시물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캄보디아·베트남·중국 등 해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모든 구인 글과 고수익 미끼성 글을 금지하며 관련 글을 게시한 계정은 영구 정지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해외 불법 구인구직 게시글을 모니터링해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수사대에서 SNS(소셜미디어) 검색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 분석수사팀에서 의심되는 글을 자동 차단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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