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서 두 계절이나 서두른 ‘봄’…가을 제주에 벚꽃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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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을 맞은 제주에서 봄꽃인 벚꽃이 피었다.
뜨거운 날씨에, 나무가 계절을 착각해 꽃을 피우는 '불시개화'(이상개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원래 추석이 지나면 조금 서늘해지는데 그렇지 않은 날씨가 이어졌다"며 "원래 꽃눈이 적당한 시기에 저온 상태를 지나야만 개화도 되고 출엽(잎이 나오는 현상)도 되는데,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이 모든 것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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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을 맞은 제주에서 봄꽃인 벚꽃이 피었다. 뜨거운 날씨에, 나무가 계절을 착각해 꽃을 피우는 ‘불시개화’(이상개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길가에 있는 왕벚나무에는 분홍빛이 은은하게 도는 벚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다. 가을바람 따라 꽃잎이 살랑살랑 흩날리기도 했다. 왕벚나무는 잎보다 꽃잎이 먼저 나는데, 왕벚나무에는 이미 잎도 올라와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약 16㎞ 떨어진 제주시 아라1동 길가에서도 벚꽃이 관찰됐다. 두 계절이나 앞선 개화다. 제주에선 왕벚나무가 보통 3월20일께 꽃을 피운다.
때에 맞지 않는 개화는 기후변화와 상관이 있다. 나무는 식물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생체 시계(Biological Clock)에 따라 각자 계절에 맞게 꽃을 피우는데, 기후변화로 생체 시계가 고장 난 것으로 보인다. 나무가 가을을 봄으로 착각했다는 뜻이다. 임은영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원래 추석이 지나면 조금 서늘해지는데 그렇지 않은 날씨가 이어졌다”며 “원래 꽃눈이 적당한 시기에 저온 상태를 지나야만 개화도 되고 출엽(잎이 나오는 현상)도 되는데,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이 모든 것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는 10월 중순인데도 여름 날씨다. 지난 13일에는 서귀포에 열대야(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가 나타났다.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다. 올해 서귀포에선 열대야가 총 79일이나 발생했다. 낮도 뜨겁다. 지난 14일 서귀포의 낮 최고기온은 32.3도로, 10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썼다.
문제는 불시개화 현상이 생태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임 연구사는 “(이상개화) 개체는 힘이 약하고 금세 시들어 버리니 결실을 보지 못 하는 데다가, 이미 꽃은 피어버렸기 때문에 내년 봄 그 자리에서는 꽃이 안 날 가능성이 높다”며 “봄꽃 개화와 맞물려 상생하는 꿀벌류, 열매를 먹고 살아가는 동물 등 숲 생태계 질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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