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온 퇴거 통지서 :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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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건물주가 퇴거 의사를 전달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돈의문 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2017년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공간이다(경희궁 일대 재개발 지역 중 일부 제외). 이곳에 남아 있던 1970년대 주택의 원형을 보존해 체험공간과 전시관으로 사용했다. 계약 갱신 조건도 충족했고, 퇴거해야 할 이유도 듣지 못했다. "갱신 계약을 할 수 있는 점수를 채우고도 남았어요. 이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박물관마을 벽화, 화분, 전부 운영을 더 잘하고 싶은 생각에 직접 했던 것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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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돈의문박물관마을 1편
공유재산에 입주한 사람들
3년 영업하고 나니 퇴거해야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 이유
새로운 정책 방향 생겼기 때문
# 어느 분식집. 어느날 건물주가 퇴거 의사를 전달했다. 계약 갱신을 앞둔 시점이었다.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도 설명 듣지 못했다. 바로 직전까지 계약 갱신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기 때문에 분식집 주인은 황당했다.
# 악덕 건물주를 만난 걸까. 아니다. 건물주는 서울시이고, 분식집 주인은 사회적기업이다. 팬데믹 국면에서 서울시의 요청으로 이곳에 분식집을 차렸는데, 이젠 등을 떠밀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서울시는 갑자기 왜 이런 명령을 하달한 걸까.
# 더스쿠프가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통해 답을 찾아봤다. 답은 2024년 7월 발표한 오세훈 시장의 경희궁 일대 녹지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 그 1편이다.
![돈의문박물관 마을은 2018년 문을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6/thescoop1/20251016140612087ndbr.jpg)
3년만 장사할 수 있는 곳에 조리대를 설치하고 인테리어를 바꾸는 자영업자가 있을까. 카페나 식당을 한번이라도 운영해본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그런 자리에는 안 들어간다'고 말할 거다.
통계를 봐도 답이 나온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평균 2년 7개월이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외식업계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31개월이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어 한푼 두푼 수익이 쌓인다는 뜻이다.
2018년 10월 국회가 나서 상가임대차보호법 일부를 개정한 것도 자영업자의 이같은 처지를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이 개정을 통해 5년이던 계약갱신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다. 흑자 전환 시점인 '31개월'을 빼더라도 최소 7년간 장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한 셈이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5분가량 걸으면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도착한다. 1970년대 이전의 서울 모습을 보전한 이곳에서 단 3년 만에 애써 시공한 인테리어를 없애고(원상복구) 퇴거 통보를 받은 업체가 생겼다.
심지어 사회적기업이다. 노인 일자리의 확충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업인데,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다. 왜일까. 이 업체는 왜 앞서 언급한 '상가임대차보호법 상 계약갱신기간 10년'을 보장받지 못한 걸까. 악덕 건물주라도 있는 걸까. 아니다. 이 건물의 주인은 서울시다. 어딘지 납득하기 힘든 이 퇴출을 이해하려면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조성 과정부터 살펴봐야 한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돈의문 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2017년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공간이다(경희궁 일대 재개발 지역 중 일부 제외). 이곳에 남아 있던 1970년대 주택의 원형을 보존해 체험공간과 전시관으로 사용했다. 개장 초기(2018년 4월)엔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무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김은주 시니어어벤저스협동조합 대표는 2021년 서울시의 요청을 받고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분식집(명칭 학교앞분식)을 열었다.
방식은 수의계약,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다. 문 닫는 가게가 속출했기 때문에 새로운 가게를 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비私費를 탈탈 털어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점인 만큼 그 기준에 맞춰 운영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루에 10만원도 벌기 어려운 때였지만 버텼다.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6/thescoop1/20251016140613472ahfm.jpg)
그의 노력과 투자는 알찬 열매를 맺기도 했다. "서울시가 입주 당시 요청을 잘 해냈다면서 표창까지 줬어요.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돈의문박물관마을 관리가 잘됐다는 이유였죠." 김 대표는 이곳을 좀 더 활성화하고 싶은 꿈을 키웠다. 그래서 계약 갱신 여부도 수차례 물어봤다. 그때마다 서울시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수의계약시 최장 20년까지 가게를 임대할 수 있는 법 조항도 확인했다. 계약 갱신에 필요한 평가 점수도 좋았다. 2024년 3월 서울시는 공유재산 갱신 계약을 위한 점수를 계산했는데, 김 대표는 75점을 받았다. 재계약 기준 점수 60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 희망은 한낱 봄꿈에 그쳤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서울시는 김 대표에게 "퇴거해야 한다"는 명령을 하달했다. 그간 달라진 건 없었다. 계약 갱신 조건도 충족했고, 퇴거해야 할 이유도 듣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한탄했다. "갱신 계약을 할 수 있는 점수를 채우고도 남았어요. 이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박물관마을 벽화, 화분, 전부 운영을 더 잘하고 싶은 생각에 직접 했던 것들인데…."
도대체 서울시는 왜 이런 명령을 내린 걸까. 이 이야기는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벌어진 일' 2편에서 이어나가 보자.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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