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러닝화, 이대로면 다칠 위험” 무슨 문제가 있길래?

장자원 2025. 10. 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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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구팀 “러닝화, 여성 발 모양 고려안해”... 국내 전문가도 동의
최근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여성 러닝화는 단순히 남성용 신발을 축소한 것에 불과하다"며 "여성의 발 모양을 반영해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외를 불문하고 러닝(달리기)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여성용 러닝화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여성들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브리티시콜롬비아대 공동 연구팀은 14일 '영국의학저널(BMJ)'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스포츠와 운동의학(Sport&Exercise Medicine)》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여성용 러닝화, 단지 남성용을 축소한 것"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러닝화는 남성의 발을 기준으로 설계한 뒤, 사이즈를 줄이고 색깔을 바꿔 여성용으로 판매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발 앞부분은 더 넓고 뒤꿈치는 더 좁으며, 발의 아치가 낮은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땅과 발이 닿는 시간이 짧고, 결과적으로 지면 반발력(땅을 차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이 더 약하기 마련이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러닝화는 이런 생체역학적인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발의 생김새 외에도 여성의 골반 폭이 더 넓다는 점이나 남녀 하체의 하중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설계상의 한계 때문에 여성들이 러닝화를 착용하면 뒤꿈치가 헐겁거나 앞 부분이 조이는 불편을 겪게 되며, 이는 부상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평균 러닝 경력 15년의 20~70세 여성 21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들의 러닝화 착용 만족도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18명이 러닝화를 선택할 때 '편안함'과 '착용감'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넓은 앞 코와 좁은 뒤꿈치, 충분한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또 16명은 '과거 신발 때문에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스트레스성 골절이나 무릎·발목 통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평균 30km를 달리는 여성과 45km 이상을 달리는 여성이 비슷한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운동량보다는 신발 구조의 문제가 부상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했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

국내 전문가도 이같은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강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국내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운동화는 남성용·여성용 구분과는 상관없이 내부 모양이 한 가지인 사례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캐나다 연구팀의 주장에 일부 동의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임상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발이 더 두툼하고 둘레가 더 큰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발 크기가 같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여성의 발 뒤꿈치가 더 좁거나 발등의 높이가 더 낮기 쉽다. 운동화의 구조적인 문제가 이같은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 이 교수는 "발 모양은 성별간 차이보다 개인 차가 더 크다"고 말했다. 개인마다 근육량이나 체지방률이 다르고, 체형이나 뼈 모양 등 유전적인 차이도 있기 때문에 일괄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외국에서는 이를 반영해 같은 제품이라도 발 볼의 너비에 따라 다양한 제품 라인이 출시되는 사례가 흔한데, 국내에서는 이같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의 크기가 다르고 재고 관리 등 고려 사항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개인마다 다른 발 모양을 감안해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내 발에 잘 맞는 러닝화 찾는 꿀팁은?

이 교수는 자신의 발에 가장 잘 맞는 러닝화를 고르는 기준을 소개하기도 했다. 러닝화는 잘못 선택했을 때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오프라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낫다.

그는 "사실 신고 뛰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럴 때는 신발의 깔창을 뺀 뒤, 신발 위에 발을 올려놓고 지긋이 눌러주면 된다. 내 발 볼 너비나 발 길이가 이 신발과 맞는 지를 대략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발을 살 때는 너무 이른 오전 시간대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전에 산 신발은 오후에 안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통상적으로 오후가 되면 발이 부어서 약간 커지는데, 이 때에 맞춰 러닝화를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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