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접속 기록 내라”…대법원 내부 “전례 없어” [뉴스in뉴스]
[앵커]
이번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눈길을 모았던 건 단연 법제사법위원회였습니다.
대법원 현장 국감에선 대법관들의 사건 기록 접속 자료 제출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는데요,
이 내용 함께 얘기 나눠볼 백인성 법조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백 기자, 국회 법사위가 어제 대법원 국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의 사건 접속 기록을 요청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달라고 한 겁니까?
[기자]
네, 어제 서초동 대법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가 진행됐습니다.
대법원 국정감사는 13일과 어제 이번 주 두 차례 열렸는데, 여당이 어제 대법원에 서류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어떤 서류였냐면요,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입니다.
이 사건 기록에 대해서 대법관과 이를 지원하는 재판연구관들의 기록 접근 시점, 그리고 전산시스템 접속 기록 일체, 열람 대장을 포함한 사건기록 대출 반납 기록 등입니다.
이 말을 쉽게 풀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관련해 재판관과 재판 연구관들이 기록을 언제부터, 누가 들여다봤나 공개하란 겁니다.
[앵커]
왜 이 기록들을 달라고 하는 겁니까?
[기자]
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했는데요,
그 직후부터 여당에서는 이른바 '졸속 심리'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이 사건이 3월 28일에 대법원에 올라왔거든요.
4월 22일 전원합의체 회부가 됐고 5월 1일 선고가 됐는데, 6~7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짧은 기간에 모든 대법관들이 살폈겠냐는 의심이구요.
요구를 한 자료, 이 사건 기록에 접속한 기록을 보면 언제부터 사건 검토가 이뤄졌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요,
이른바 졸속 심리 의혹을 검증해보겠단 취지의 제출 요구로 해석이 됩니다.
[앵커]
근데 이런 재판 관련 자료, 국회가 제출받는 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그 부분이 핵심인데요.
우선 국회법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국정감사 관련 서류 제출을 정부나 행정기관 등 피감기관에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정감사법에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감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어서거든요.
일단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는데, 이건 재판이 끝난 게 아니라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따라 하급심에서 재판을 다시 하란 의미입니다,
파기환송심에서 퇴임 이후로 진행이 미뤄졌지만 판결이 선고돼 확정되기 전까지는 '계속 중인 재판'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야당인 국민의힘 쪽에선 "국정감사 범위를 넘어서 위법이란 주장을 하고 있고요,
반면 여당은 재판에 관여할 목적이 아니다. 심리에 대한 내용을 보자는 게 아니라 법원 행정에 대한 검증을 하자는 취지다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전문가들 의견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국정감사의 서류 제출 요구는 법조계에서도 다소 논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왜냐면 국정감사의 이런 서류 제출 요구는 원래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이 됩니다.
이 사건기록 접속 기록이 재판 내용인지, 공개 요구 대상인지 판단 전례가 없습니다.
여당은 국회법 해설서를 근거로 국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 문장은 국정감사권의 정당한 범위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문구여서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자료 제출이 정당화되는지는 조금 회의적인 시각이 있고요,
게다가 두 번째로 법원행정처가 이걸 수용한다 해도 판사들이 쓰는 업무용 PC 또는 서버를 볼 수 있단 건데 업무용 PC의 경우에는 이걸 쓰는 법관이 거부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영장이 필요하게 됩니다.
[앵커]
그럼 대법원은 국회의 서류 제출 요구, 거부한 겁니까?
[기자]
정확히 표현하면 대법원은 어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마 공식 답변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마무리 인사대로 국감이 끝날 때, 그러니까 종합국감 때 이뤄질 걸로 보이고요.
다만 알아보니 내부적으론 '수용 불가' 기류가 상당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왜냐면 요구받은 서류 자료들이 사실상 전원합의체 합의 과정과 내용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민감한 정보란 주장이구요,
이를 받아들이면 재판의 합의를 비밀로 하고 있는 법원조직법 위반이 된단 겁니다.
나아가 판사가 이런 사건기록에 접속한 기록, 이런 자료를 제출한 전례가 없고, 무엇보다 이번 요구를 수용할 경우 향후에 다른 재판에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일선 판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단 판단에서 거부 쪽으로 무게가 쏠립니다.
[앵커]
어제는 대법원 내부 시설에 현장 검증도 이뤄졌다는데,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 청사에서의 현장 국감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어제 민주당 의원들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안내로 약 20분간 대법정과 소법정·대법관 집무실 등 내부 공간을 돌면서 전산 접근 여부까지 직접 확인하려 현장 검증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장 검증은 전례가 없습니다.
다만, 쟁점이던 재판 관련 로그는 대법원이 협조하지 않아 열람하거나 확보하진 못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에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국정감사를 하루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대법,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파기환송…“노태우 비자금 기여 인정 잘못”
- [단독] 보훈부 산하 골프장, 회삿돈으로 임원 명의 조의금 지급
- 유튜브 한때 재생 오류…“50분 지나 정상 재생”
- 백해룡, 동부지검 출근 첫날 “검찰 수사팀은 불법 단체”
- “노벨상 못 받았다, 믿어져요?”…트럼프 농담에 빵 터졌다 [지금뉴스]
- “공관장, 아무나 하는 자리 아니다” 캄보디아 납치사태 속 ‘일침’ [지금뉴스]
- “4천 원짜리 김밥입니다”…또 고개 숙인 제주도 [잇슈 키워드]
- ‘평균 대기 4년’ 장기 기증…‘심정지 후 기증’ 추진한다
- “앞으로 재건축·재개발 분담금 늘 것” 10·15 대책 비판한 서울시장 [지금뉴스]
- “폐소공포증이라더니 호화 출국”…국민대 이사장, 4년 연속 불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