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전기도 물도 없는 곳에 반도체 국가산단?…용인에서 호남으로 이전이 대안”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하승수 변호사/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fKyUzKhABgQ
◇ 정길훈 (이하 정길훈):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는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와 국가기간 전력망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잇따랐습니다. 반도체 국가산단은 2023년 전임 윤석열 정부 때 지정됐는데요. 애초 전기와 물이 충분하지 않은 곳을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지정했다면서 전력 생산이 풍부한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불필요한 고압 송전망 건설을 폐기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어제 국회에서는 정책 토론회가 열렸고요. 대통령실 앞에서는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기자회견이 진행됐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하승수 공익 법률센터 '농본' 대표 변호사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하승수 변호사 (이하 하승수):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관련해서요. 반도체 국가산단의 내용을 아는 분이 있을 테지만 모르는 청취자들도 많을 것 같아요. 반도체 국가산단의 내용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하승수: 경기도 용인에는 원래 SK가 반도체 일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꽤 오래된 계획인데요. 그런데 2023년 3월 윤석열 정권이 갑자기 용인에 SK가 조성하던 일반 산단 외에 삼성이 들어갈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SK가 조성하는 일반 산업단지만 하더라도 전력과 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원전 10개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삼성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를 발표했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이라는 것은 전기와 물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전기와 물에 대한 대책도 없이 2023년 3월에 덜컥 발표한 게 지금까지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정길훈: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윤석열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 지정한 게 2023년이에요.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때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국가산단 지정하면서 용인에는 반도체 국가산단을 지정했는데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용인을 지정한 이유는 뭐였습니까?

◆ 하승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만 사실은 말씀드린 것처럼 반도체라는 것은 결국 전력과 물이 핵심인데 전력과 물도 없는 곳에 그런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를 발표한 그 자체가 사실은 전혀 합리성이나 설득력이 없는 것인데요. 문제는 그렇게 발표해 놓고 계속 이것을 속도전처럼 밀어붙였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업단지를 계획만 짜는 데도 한 4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2023년 3월에 발표하고 그것은 그냥 발표만 한 것이었습니다. 한창 내란 때문에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던 지난해 2024년 12월 26일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해 버립니다. 내란 와중에요. 사실은 보통 4년이 걸리는데 그걸 1년 9개월 만에 졸속으로 끝내 버린 것이고요. 그리고 발표할 시점에는 전력 공급 대책이 없었습니다. 없었는데 그걸 발표해 놓은 다음에 졸속으로 만든 겁니다. 그 내용이라는 것이 전력 10기가와트가 필요한데요. 3기가와트는 용인에 천연가스 LNG 발전을 해서 조달하고 나머지 7기가와트는 서남 해안이나 강원도에서 전력을 끌어온다는 그런 계획을 세운 것이고요. 그래서 전남, 전북, 충남, 경기도 안성까지 지금 34만 5천 볼트 초고압 송전선 건설하겠다고 곳곳에서 지금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 정길훈: 그러니까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이 사업을 추진했고 이제는 이재명 정부 출범하고 나서 이 사업을 이어받아서 또 진행해야 할 텐데요. 내년 말쯤이면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던데요. 이게 추진 일정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 하승수: 작년 12월 26일에 산업단지 계획 승인됐기 때문에 지금 토지 보상 절차에 들어가는 단계입니다. 아직 착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요. 내년 하반기 정도에 착공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는 시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어제 국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정책 토론회가 있었고요. 변호사님 포함해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이 대통령실 앞에 가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지만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은 경기도 용인으로 대규모 전력 집중이 이뤄지는 점, 이 점을 가장 문제 삼고 계시는군요.

◆ 하승수: 그렇습니다. 당연히 물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물이 없다 보니까 강원도 양구에 댐을 건설해서 물을 가져오겠다고 처음에 그렇게 계획을 세웠다가 양구에서 반발해서 무산이 되니까 지금은 한강 팔당에서 물을 가져오겠다고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용인은 수계 자체가 한강 물을 끌어오면 수계가 달라지거든요. 반도체 공장에서 쓰고 난 폐수는 경기도 안성천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그런 물 문제도 심각합니다만, 사실 물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게 전력 문제가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10기가와트면 원전 10기 분량의 전기가 필요한데 10기가와트의 전기를 조달하기 위해서 지금 곳곳에 송전선로를 건설하는데 그것 때문에 많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더라도 과연 이게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용인의 좁은 반도체 산업단지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이런 보고서 내용도 나와 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그 정도로 송전망 건설 문제가 돈도 많이 들어가지만, 우리나라 전력 계통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고요. 무엇보다도 설사 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가 전력 문제, 물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수도권 일극 집중을 극단적으로 심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데 반도체 산업단지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업단지를 투자해서 용인에 조성하게 되면 그러면 과연 새 정부가 지역에 만든다는 RE 100 산단에는 어떤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가장 전력을 많이 쓰는, 재생 에너지 전기가 있어야 하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용인에 간다면 지역에 조성한다는 RE 100 산단은 껍데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도권 일극 집중 문제를 생각하더라도 이것은 용인으로 갈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 산단의 입지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길훈: 어제 기자회견 내용에 보니까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짚으셨더라고요. 수도권에서 에너지는 소비하고 전력 생산은 비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그래서 이른바 지방을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시킨다는 이런 표현도 있던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의식이 있는 것입니까?
◆ 하승수: 지금도 서울이나 경기도의 전력 자급도가 낮기 때문에 비수도권에서 전기를 생산해서 지금도 수도권으로 송전하고 있습니다. 7개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해서 송전하고 있고요. 앞으로 8개까지 늘어날 예정인데요. 그것 때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비용이 발생하고 비수도권 곳곳에 초고압 송전탑들이 많이 들어서는 상황인데 그런데 지금 만약 용인 반도체 산단을 그대로 추진하면 새로운 7개 정도의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선이 또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게 여러 가닥의 송전선이 전남, 전북, 충남 이렇게 거쳐서 경기도 안성 거쳐서 용인으로 가게 되는데요. 그러면 어마어마한 초고압 송전탑이 들어서게 되고 비수도권 농촌 지역은 어떻게 보면 피해만 보고 혜택은 다 일부 수도권, 그것도 전체 수도권도 아니라 일부 수도권 지역이 보게 되는, 그래서 비수도권은 이제 전력 식민지가 아니냐는 표현을 환경이나 시민단체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애초에 윤석열 정부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지정할 때 전력이나 용수가 많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사전 검토도 거쳤을 것 같은데 그게 부족했다고 보십니까?

◆ 하승수: 그게 사전 검토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게 분명한 게 그다음에 전력 공급 대책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전력과 물 공급 대책을 세운 상태에서 발표한 게 아니라 전력과 물 공급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발표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한 겁니다. 반도체 산업단지라는 게 기본적으로 전력과 물이 대량으로 필요한데요. 거기에 대한 대책도 없이 입지 선정을 해서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겁니다. 그 증거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물 공급 대책이 없어서 처음에는 강원도 양구에 댐을 건설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또 팔당으로 용수 공급처를 바꾼 것만 보더라도 애당초 전력 공급 대책, 물 공급 대책이 없었다는 게 명백하고요. 지금 세운 전력 공급 대책의 또 다른 문제점이 지금 10기가와트 중 3기가와트는 천연가스 LNG 발전으로 조달한다고 하는데 삼성이나 SK는 지금 RE 100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로 앞으로 다 100%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것이 이미 삼성과 SK의 목표인데 그런데 10기가와트 중 3기가와트를 천연가스 발전으로 조달하게 되면 RE 100이 달성될 수 없거든요. 여러 가지 면에서 모순이 많고 대책도 없이 발표했다는 증거들이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어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도 그렇고요. 기자회견에서도 나온 내용을 보니까 대안으로 반도체 국가산단을 호남에 짓자는 내용이 들어있더라고요. 어떤 취지입니까?
◆ 하승수: 결국에는 반도체 산업의 아주 핵심적인 전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에는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호남이기 때문에 태양광, 풍력을 많이 추진하는 곳이 호남이기 때문에 호남으로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송전선로 건설도 안 해도 됩니다. 매우 많은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국가 차원에서도 아낄 수 있고 또 한편으로 수도권 일극 집중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대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국가가 지금 가장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반도체 산업인데 반도체 산업단지가 비수도권 특히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으로 가게 된다면 수도권 일극 집중 문제도 해소하고 송전망 문제도 해소하고 또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그 지역에서 사용하는 '지산지소' 원칙도 확립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정길훈: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를 한번 짚어보자면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관련해서 지난해 말에 이미 승인이 이뤄졌고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는데 만약에 반도체 국가산단을 타지역으로 이전하려고 할 경우 용인 주민이라든지 또 자치단체라든지 여러 군데에서 반발이 있지 않겠습니까? 현실성이 있는지 그 부분이 조금 의심스러워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하승수: 그것은 공론화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그 지역의 선출직 정치인들이야 당연히 정치적으로 이익을 따지겠지만 이건 국가적으로 일단 판단할 문제가 있고요. 그리고 용인 같은 경우 주거 밀집 지역이거든요. 주거 밀집 지역에 이런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밀집하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에게 사실 좋은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쨌든 반도체 산업단지에서는 여러 가지 오염 물질도 나올 수 있고 사고 위험도 있고 특히 말씀드린 것처럼 반도체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쓰고 남은 폐수가 안성천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그 인근 주민 중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지금도 있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에도, 경기도 용인과 붙어 있는 곳이 경기도 안성인데요. 안성에서는 시의원들까지 반대하러 나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이 문제를 잘 따져보면 꼭 용인에 사는 분들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다. 일부 토지 가진 분들이 땅값이 올라서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거주하는 주민들이나 또 인근에 있는 안성 같은 지역의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용인으로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오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니라고 저는 보고요. 그리고 삼성이라는 기업 입장에서 보더라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RE 100을 달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렇게 판매가 쉽지 않은데 RE 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용인은 전혀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기업이나 국가 차원 또 지역 주민들의 차원에서도 이것은 충분히 공론화해서 재검토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흔히 하는 말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의 인력들이 비수도권 특히 경기도 용인이나 아니면 충남 천안 이남에서는 근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들이 공장입지를 정할 때 수도권 중심으로 이렇게 정한다는 그런 의견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하승수: 그건 정말 호남에 대한 모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흔히 말하는 남방 한계선이라고 해서 경기도 용인이나 평택 이하에 반도체 산업단지 같은 게 들어가면 인력을 구할 수 없다, 인재를 구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저는 호남에 많은 대학이 있고 많은 인재가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에 자꾸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게 문제입니다. 사실 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인재가 유출되고 있는 게 문제인데요. 그런데 저는 호남으로 만약에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면, 충분히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만에 유명한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있습니다. TSMC 공장이 분포하는 걸 보면 대만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대만 동부 지역은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산악지대 빼고는 골고루 분포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삼성도 중국에서는 시안 같은, 중국의 시안은 사실 중국 서쪽입니다. 서쪽이고요. 상하이나 베이징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데 그 시안에 삼성이 지금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재, 인력 문제 때문에 비수도권으로 올 수 없다는 이야기는 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승수: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하승수 변호사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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