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사업가' 신분 세탁한 캄보디아 조직 두목…독재자 고문 역할까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들 범죄의 배후에 중국 출신 사업가와 범죄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프린스그룹 천즈(?志·39) 회장, 쉬아이민(徐愛民·63)·둥러청(董樂成·57)·셔즈장(?智江·43) 등이다.

천 회장은 독재자 훈 센 캄보디아 전 총리(현 상원의장)의 정치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다양한 장학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계 오스카'로 불리는 스티비 어워드를 수상했다. 추온 치빈 캄보디아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천 회장에 대해 "현지 경영계에서 존경받는 기업가이자 유명 자선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최근 천 회장을 강제 노동 수용소 운영 및 대규모 가상화폐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천 회장이 보유한 150억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몰수를 위한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천 회장과 프린스그룹이 범죄 수익으로 시계, 제트기 등 사치품과 피카소의 그림 등 희귀 미술품까지 구매했다고 밝혔다. 천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미 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천 회장과 프린스그룹에 대해 146건의 제재를 시행했다. 영국 정부 역시 천 회장과 프린스그룹이 보유한 런던 소재 19개 부동산 등 자산을 동결했다.

쉬아이민은 시아누크빌에서 사업가 행세를 하며, 보이스피싱 근거지인 KB호텔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는 KB호텔에 외국인을 감금해 강제 노역을 시켰으며, 사기 행위를 강요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쉬아이민은 2013년 중국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도주해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다. 그는 홍콩에서도 4600만달러(654억원)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도 받는다.
둥러청도 시아누크빌에 호텔을 설립해 사업가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호텔 내부에 범죄조직 아지트를 꾸린 뒤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범행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카지노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고 있으며, 감금 피해자들에 대한 인신매매도 이뤄지고 있다고 미 정부는 밝혔다.
셔즈장은 중국에서 불법 도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캄보디아로 도주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사기단을 조직해 운영 중이며, 최근엔 미얀마와 태국까지 발을 넓힌 것으로 파악됐다. 미얀마와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해 수년간 여러 가명을 돌려쓰며 활동했고, 2022년 중국이 발부한 인터폴 적색 수배령에 따라 태국에서 체포됐다.

삼합회 중에서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일파는 '14K'다. 14K 우두머리는 완 콕코이(尹國駒)로 알려졌다. 마카오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삼합회 조직 두목이었던 그는 1998년 체포돼 약 14년간 복역했다. 2012년 출소 이후 그는 "조용히 살고 싶다"고 했지만, 다시 사업에 뛰어들어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했다.
미 재무부는 완 콕코이가 동남아에서 불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2020년 이들 3개 법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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