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823일 만에 추모 현판…조형물 설치는 난항
[KBS 청주] [앵커]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 추모 '현판'이 달렸습니다.
참사 발생 823일 만입니다.
유가족과 충청북도가 도청에 세우기로 한 추모 '조형물' 설치는 갈등 속에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정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3년 7월, 호우에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입니다.
양쪽 입구에 가로 6m, 세로 30cm의 현판이 걸렸습니다.
'오송 참사 희생자, 기억의 길'이라는 문구에, 초록 리본도 달았습니다.
참사가 난 지 2년 3개월, 무려 823일 만에 마련된 첫 공식 추모 시설입니다.
[박성호/충청북도 도로관리사업소장 :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있어서, 저희가 5차례에 걸쳐서 (설득을 위한) 간담회를 실시하고, 거기에 협조를 해주셔서 설치하게 됐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버스 안에서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조하다 희생된 기사의 아내는 2년이 훌쩍 넘어서야 설치된 추모 현판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박진아/오송 참사 유가족 : "(현판을 통해) 도민들과 시민들과 국민들이 알 수 있는, 두 번 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그런 선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가족과 충청북도가 도청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추모 조형물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일부 도의원들이 '도민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입장으로 도청 안 설치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어섭니다.
충청북도는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우선 의회부터 설득해 3차 추경안에 추모 조형물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오유길/충청북도 안전정책과장 : "의원분들을 직접 개별적이든, 아니면 상임위 전체 의원님들에게 설명 기회를 가지면서, 의원님들이 유가족분들의 뜻을 헤아리도록 간곡히 (설득할 예정입니다)."]
'추모 현판' 설치로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추모 조형물' 갈등 해결이 또 하나의 과제로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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