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는 좋은 평가를 받았나?” 언더독임을 인정하는 김상우 감독, 그럼에도 목표는 우승 [MD청담]

김희수 기자 2025. 10. 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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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상우 감독./KOVO

[마이데일리 = 청담 김희수 기자] 김상우 감독은 현실을 직시한다. 그러나 좌절보다는 도전을 선택한다.

진에어 2025~2026 V-리그의 개막이 임박했다. 리그의 시작이 다가올 때면 팀별 성적과 리그 판도를 예측하는 것은 하나의 재미이자 컨텐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하위권 후보로 언급되는 팀과 그 팀의 구성원들에게는 조금은 가혹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가장 가혹한 평가를 받고 있는 팀은 남자부의 삼성화재다. 남자부의 상-중위권 판도가 전력 상향평준화로 인해 예측불허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화재를 유력한 하위권 후보로 점치는 목소리는 배구계 안팎에서 드물지 않게 들어볼 수 있다.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상우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어쩌면 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이야말로 누구보다 냉철하게 팀의 위치를 진단하고 있었다. 사전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를 그렇게 평가하시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우리 팀은 출발선 자체가 좀 다르다는 생각도 든다”고 겸허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완벽하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절대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해보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반전의 기회는 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며 단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전 인터뷰실에서 만난 김상우 감독./KOVO

이후 김 감독과 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송명근의 부상 이탈에 대해 김 감독은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왼쪽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김우진-이윤수 같은 젊은 재능이 힘을 내줘야 한다. 특히 주장이 된 김우진은 젊은 선수지만 지금 우리 팀을 끌어줘야 하는 입장이다. 다행히 본인이 의욕 넘치게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윤수는 컵대회에서 좋아진 모습이었다. 시즌 때 어떤 모습을 보이냐가 관건”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송명근의 시즌 후반부 복귀는 가능할까. 김 감독은 “지금 열심히 재활 중이다. 최대한 준비는 해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시즌 내 복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팀의 흥망성쇠를 정할 선수인 세터 알쉬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의 경기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물었다. 김 감독은 “도산지는 그야말로 진짜 ‘까봐야’ 알 것 같다. 실전에 들어가 봐야 판단이 설 듯하다. 컵대회 때 뛰어봤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선수 자체가 정교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본인만의 장점은 확실한 선수라서 우선 경기에 들어가 봐야 알 것이다. 노재욱이 비시즌 동안 몸을 굉장히 잘 만들었기 때문에 두 선수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팀의 주포를 맡아줘야 할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우리 팀의 리시브 라인업이 안정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히와 팀의 부조화 같은 건 없다. 다만 본인의 임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걸 수행해주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하이 볼은 아히에게 많이 갈 거다. 그런데 그건 우리 팀만 그런 게 아니다. 어떤 팀을 가든 똑같다. 지금 연습경기를 보면 리시브 효율에서 팀별로 큰 격차가 없다. 다 비슷하다. 결국 아히 본인이 해내야 할 몫”이라며 아히의 분발을 기대했다.

미들블로커에서는 김준우가 의심할 바 없는 주전이다. 그렇다면 김준우의 대각에 누가 나설까가 관전 포인트다. 김 감독은 “박찬웅이 초반 몇 경기를 놓치겠지만, 그럼에도 기동력과 경험을 갖춘 선수인 만큼 기대를 갖고 있다”며 박찬웅이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KOVO

미들블로커 경쟁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선수는 손현종이다. 아웃사이드 히터였던 손현종은 이번 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옮긴다. 김 감독은 “컵대회에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2단 연결이나 잔잔한 볼 컨트롤 같은 부분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이라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에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어설픈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데, 손현종은 그런 부분에서는 큰 걱정이 없다”며 손현종이 자신만의 강점을 갖춘 자원임을 언급했다.

어려운 팀의 상황을 덤덤하게 설명한 이후지만, 김 감독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코트 위에서 싸워온 승부사다운 기질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다른 팀들이 지난 시즌의 전력을 잘 유지하거나 더 강해진 반면, 우리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목표? 당연히 우승이다. 이 말을 할 수 없다면 코트에 나서서는 안 된다.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분명 삼성화재의 전력은 불안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를 만들어낸다. 승부사 김상우와 삼성화재 선수들이 모두를 놀라게 할 유쾌한 반란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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