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뿌링클 잡으러 왔다…BBQ 야심작 '뿜치킹'

김아름 2025. 10.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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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신제품 치킨 '뿜치킹' 출시
4가지 치즈에 요거트, 유크림 더해
BHC의 스테디셀러 뿌링클 겨냥
BBQ의 신제품 치킨 '뿜치킹'/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K치킨

1990년대, 닭 요리의 중심이 삼계탕이나 백숙 등 '삶은' 요리에서 기름에 '튀긴' 요리로 넘어왔다. 사실 닭에 튀김옷을 입힌 후 기름에 튀긴 미국식 '프라이드 치킨'은 이미 1950년대에 미군을 통해 국내에 보급됐다. 닭 한 마리를 토막내지 않고 통째로 튀긴 '시장 통닭'도 유행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치킨 강국'이 된 건 1990년대다. 바로 '양념치킨'의 등장 덕분이다.

1980년대 맥시칸 치킨을 시작으로 페리카나 치킨, 처갓집 양념치킨 등 고추장 베이스의 양념 치킨을 판매하는 치킨집들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은 '대 치킨 시대'가 열렸다. 한국인의 입맛엔 고소하지만 느끼한 후라이드 치킨보다는 매콤달콤한 데다 촉촉함이 오래 가는 양념치킨이 더 잘 맞았다.

하림 맥시칸 치킨 팝업스토어 내부 /사진=비즈워치

국내 치킨 시장은 그 후로 20년 가까이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양분됐다. 90년대 말 교촌치킨이 '간장치킨'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들고 나왔지만 소수파에 그쳤다. 고추장과 물엿만 적절히 배합해도 그럴듯한 맛이 나는 양념 소스와 달리 교촌의 '간장맛'은 후발 주자들이 모방하기 쉽지 않았다.

치킨 시장에 격변이 온 건 2014년이다. BBQ에서 독립한 BHC가 치즈 시즈닝을 뿌린 '뿌링클'을 출시하면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뿌링클은 밋밋한 후라이드보다 맛이 풍부했고 축축한 양념과 달리 바삭함이 살아 있었다. BHC는 뿌링클의 대성공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 

bhc의 대표 메뉴 '뿌링클'/사진=bhc

뿌링클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시즈닝을 뿌린 치킨을 내놓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건, 그동안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해 왔던 BBQ는 '치즈 치킨 열풍'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BBQ가 치즈 파우더 치킨 '치즐링'을 내놓은 건 뿌링클이 나온 지 6년이 지난 2020년이 돼서였다. 그나마 몇 년 지나지 않아 단종의 길을 걸었다. 

그런 BBQ가 이번에 치즈 치킨 신제품 '뿜치킹'을 내놓고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뿌링클 아류작'에 그친 치즐링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BBQ의 설욕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BBQ의 신제품 치킨 '뿜치킹'을 먹어 보고 판단해 보기로 했다.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메우고

뿜치킹은 고다치즈와 체다치즈, 블루치즈, 파마산치즈 등 4가지 치즈를 조합한 시즈닝에 유크림·요거트 분말을 더한 치즈 시즈닝 치킨이다. 치즈 종류를 늘려 복합적인 치즈의 풍미를 구현했고 유크림과 요거트 분말로 달콤함과 새콤함을 더했다. 구성에서부터 뿌링클을 신경쓴 점이 눈에 띈다. 

후라이드 치킨에 치즈 시즈닝을 뿌리는 치즈 치킨들의 공통적인 단점은 '쉽게 물린다'는 점이다. 뿌링클이 1020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반면 중장년층에겐 선호도가 낮은 것도 이 때문이다. 첫 조각을 먹을 땐 고소함과 달콤함, 치즈 풍미가 더할 나위 없이 자극적이지만 한 마리를 다 먹을 때쯤이면 단 맛에 질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BHC가 뿌링클과 함께 요거트가 들어간 '뿌링뿌링소스'를 출시한 것 역시 이를 중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BBQ의 뿜치킹. 한 마리를 끝까지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뿜치킹은 이를 두 가지 방법으로 돌파했다. 블루치즈와 체다치즈 2종류를 쓴 뿌링클보다 치즈 종류가 늘어난 만큼 더 복합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요거트 분말을 더한 건 '신의 한 수'로 불릴 만하다. 요거트의 새콤한 맛이 고르게 분포돼 소스를 찍어 먹는 것보다 일관적인 맛이 유지된다. 따로 소스를 찍어 먹는 번거로움, 소스가 모자라는 등의 불편함도 없다. 

'후라이드 맛집' BBQ인 만큼 베이스가 되는 치킨 역시 흠잡을 데가 없다. 일반적인 황금올리브치킨보다 매콤한 맛이 느껴지는데, 치즈 치킨의 느끼함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시즈닝을 뿌린 치킨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뿜치킹은 끝까지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가격'이다. 뿜치킹 한 마리에 2만5000원. 순살로 변경하면 2만7000원이다. 배달앱이 제공하는 할인 쿠폰과 무료배달 쿠폰을 총동원해도 2만원대 초반이다. BBQ가 자랑하는 사이드 메뉴나 음료 등을 추가하면 3만원이 훌쩍 넘는다. 너무나 맛있게 한 끼를 먹으면서도 '이게 맞나' 하는 기분은 숨길 수가 없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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