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 가겠어요"…'물 반 한국인 반' 동남아에 무슨 일이

신용현 2025. 10. 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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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에 베트남으로 여행 가는 데 캄보디아랑 가까운 곳이라 불안해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인근 동남아 국가 여행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16일 외교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캄보디아 여행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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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 무섭다" 초비상
캄보디아 사태에 동남아 여행 불안감 커져
동계 성수기 동남아 지역 비중 절반 이상 차지하기도
여행업계 "고객 안전 최우선…사태 예의주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월 말에 베트남으로 여행 가는 데 캄보디아랑 가까운 곳이라 불안해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인근 동남아 국가 여행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범행 방식과 생존자의 증언으로 불안이 확산한 데 이어 인근 국가 납치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까지 더해지면서다. 여행업계는 동계 성수기를 앞두고 자칫 여행심리 위축으로 이어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외교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캄보디아 여행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입국했다가 연락 두절 또는 감금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한국인 숫자는 올해 1∼8월 330명에 이른다.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테초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입국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교부는 사태가 확산하자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16일 0시를 기해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하고 여타 지역에 대해서도 기존의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된다. 시하누크빌주에는 3단계 '출국권고'가 발령된다.

외교부는 여행금지 발령에 따라 해당 지역에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별여행주의보 및 3·4단계가 아닌 전 지역에는 2단계 '여행자제'가 발령된다.

여행업계의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의 영향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적었다. 대표 관광도시인 씨엠립행 직항 노선이 코로나19 이후 중단돼 접근성이 낮아지면서다. 다만, 오는 12월 중순부터 내년 2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동계 부정기편이 취항해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예약은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 "(여행 수요는)이번 사태 영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행객의 불안이 캄보디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근 국가에서 납치해간다'는 등 미확인 정보까지 확산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제가 된 곳이 베트남 푸쿠옥 근처에 있다. 관광지라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게 아니다", "너무 무서워서 행선지를 변경하려고 한다"는 등 불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보의 진위보다 혹시 모를 위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반응에 여행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동계 성수기를 앞두고 동남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동남아는 사계절 인기가 좋은 여행지이나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휴양지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성수기를 맞는다. 주요 여행사의 전체 패키지 지역 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4분기 지역별 패키지 현황에 따르면 동남아는 전체 여행지 가운데 45%의 비중을 차지했다. 모두투어 역시 전체 예약 비중 가운데 동남아는 40%대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58.2%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계 시즌에는 동남아 지역 수요가 높은 편인데 이번 사태로 당장 출발 예정인 상품 여행지를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는 없다"면서도 "사태가 단발성 아닌 장기화하는 추세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지 상황에 대한 자극적인 묘사가 이어지면서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이 강화된 만큼 현지 협력사에 실제 상황을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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