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코과자 한 개 훔친 아이 '무조건 송치'하는 나라… 소년부 판사도 골머리

최은서 2025. 10. 1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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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대법원으로부터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사례 및 현황을 받아 공개했다.

범죄로 규정하기도 애매한 아주 경미한 사례부터, 자전거를 훔치는 등 교화로 충분한 사안까지 무조건 소년부로 송치되고 있었다.

하지만 촉법소년(10~13세)은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없으므로 사안의 경중과 상관없이 경찰서장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직접 송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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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촉법소년은 경미해도 무조건 송치
소년부 판사 수 제자리인데, 건수 계속 늘어
어린 청소년에게 섣부른 사회적 낙인 우려도
"선별 송치로 바꾸는 대신, 선도 법제화해야"
게티이미지뱅크

# 올해 4월 13일 밤 중학생 A(13)양은 서울의 한 편의점 가판대에 진열돼 있던 3,100원짜리 초코과자 1개를 훔쳤다. A양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 6월 25일 저녁 13, 14세 남학생 4명이 세종시의 한 놀이터에서 그네를 발로 찼다가 그넷줄이 끊어졌다. 14세인 2명은 경찰 단계에서 훈방 처분됐지만, 오히려 13세인 나머지 두 명은 소년부로 넘겨졌다.

현생법상 촉법소년(10~13세)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지만, 범행의 경중에 상관없이 아주 경미한 비행까지 무조건 법원으로 넘겨져 판단을 받도록 되어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년부 재판부의 업무 과중이 심하고, 어린 청소년을 향한 사회적 낙인도 우려돼서다.

게티이미지뱅크

판사 수는 제자리인데, 경미한 촉법소년 몰리는 소년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대법원으로부터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사례 및 현황을 받아 공개했다.

범죄로 규정하기도 애매한 아주 경미한 사례부터, 자전거를 훔치는 등 교화로 충분한 사안까지 무조건 소년부로 송치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30일 당시 13세였던 B군은 서울의 한 자전거 보관소에 잠금장치가 안 된 자전거 한 대를 훔쳤다. B군은 경찰서 선도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며 반성했지만 마찬가지로 소년부로 송치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사안이 경미한 범죄소년(14~18세)은 경찰이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해 훈방 처분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촉법소년(10~13세)은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없으므로 사안의 경중과 상관없이 경찰서장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직접 송치해야 한다.

송치 이후 재판부에서 죄질이 가볍거나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심리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심리 불개시, 혹은 심리 후 보호처분 필요성이 없어 사건을 종결하는 불처분 결정을 내린다. 이 외에는 심리 후 1~10호 중 적절한 수준의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그래픽= 김대훈 기자

경미한 사안까지 모두 넘겨받는 재판부의 고충은 크다. 최근 6년간 전국 소년부 판사 수는 30명 내외로 유지된 반면, 소년부로 넘겨진 촉법소년 수는 △2020년 1만112명 △2021년 1만2,026명 △2022년 1만5,468명 △2023년 1만9,884명 △지난해 2만1,139명 △올해 6월까지 1만18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 중 지난해엔 전체의 45.9%에 달하는 9,707명이 심리 불개시·불처분 결정을 받았을 만큼 경미한 사안의 비중이 컸다.


"송치는 선별 송치로, 대신 선도 과정을 법제화해야"

정식 전과로 남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들이 사소한 비행으로 인해 과도한 사회적 낙인을 겪을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이에 촉법소년을 무조건 송치하도록 한 현행 소년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달 17일 서영교 의원은 △촉법소년 사건의 의무 송치 규정을 선별 송치로 변경하는 대신 △경찰 단계의 소년 선도 프로그램을 법제화하는 내용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서 의원은 "어린 청소년을 순간의 실수로 낙인찍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며 "악질적인 범죄는 엄정히 처벌하되, 아이들의 작은 잘못은 교육과 선도를 우선해 바로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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