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 수사 도 넘고 있는 것 아닌지 돌아볼 때
‘내란 특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후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법원은 “위법성 여부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혐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앞서 특검은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 중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을 내란 가담 혐의로 구속했지만, 이후 내란 방조 혐의로 청구한 한덕수 전 총리 구속영장과 박 전 장관 영장은 기각됐다.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이 다 지켜본 것처럼 치밀한 준비 없이 벌어진 사건이었다. 당시 국무위원 대부분은 계엄 선포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실로 불려갔다. 계엄 선포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은 받을 수 있지만 이것이 범죄인지는 다른 문제다. 당시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의 결정을 정면으로 거부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인지상정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란 방조’와 ‘공모’ 혐의를 씌운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느낄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특검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마찬가지다. 특검은 애초 김 사령관이 무인기 평양 침투로 북의 공격을 유도해 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고 보고 이를 ‘외환 유치죄’로 수사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북과 공모해야 적용할 수 있어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자 허위 공문서 작성 등 엉뚱하고 지엽적인 문제로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계엄 사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핵심 관련자들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전모가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피해자들이기도 하다. 애초부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것이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특검을 출범시키고 수사 기간을 연장시키고 있는 것은 정략적 목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다른 특검 상황도 비슷하다. 김건희 특검은 지금까지 14명을 구속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김 여사와 직접 관련 없는 혐의였다. 검찰의 악습인 별건(別件) 수사를 한 것이다. 그러다 특검에서 조사를 받은 양평군청 공무원이 ‘회유와 강압을 받았다’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병 특검’은 김장환·이영훈 목사 등 참고인을 대상으로 압수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할 수 없다는 법은 없다고 해도 어떻게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들에게 압수 수색이라는 극단적 수사 방식을 동원하나. 인권유린이다.
지금 3대 특검엔 검사 114명이 투입돼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수사 기한을 최대 180일까지 30일 연장하고, 파견 검사 수도 총 50명 더 늘릴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무리한 수사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모든 것은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특검 수사가 도를 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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