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韓 무역협상 마무리 단계… 세부사항 조율 중” (종합)

민영빈 기자 2025. 10. 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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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디테일 해결하고 있다”
“한미 양국 관계자, IMF·세계은행 연례 총회 계기로 만날 것“
김용범·김정관, 16일 방미… APEC 정상회의 전 최종합의 가능성 염두
美中 무역 갈등엔 “전략적 리쇼어링… 디커플링 하자는 게 아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각) 한국과의 후속 무역 협상에 대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약 두 달 넘게 이어진 후속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베선트 장관은 ‘디테일’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미 간 주요 쟁점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였던 만큼, 투자 패키지의 구성 및 방식과 대규모 달러화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 장치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협상에서 양국은 미국이 예고한 대(對) 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엔 합의했다. 하지만 대미 투자의 이행 방안을 놓고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 중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Credit guarantees)으롤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Loans)로 채우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과 같은 방식의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다.

또 베선트 장관은 “한미 양국 관계자들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 중 별도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협상을 주도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는 16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 ‘키맨’으로 꼽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이날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베선트 장관과 만나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이처럼 대미 경제·통상 라인이 총출동한 상황에서 베선트 장관의 이날 발언까지 나오자,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을 위한 최종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실제로 앞서 지난달 11일과 지난 4일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을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포함된 ‘수정 제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당시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의 외환 시장 불안 우려에 일부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당시 찍힌 사진. /연합뉴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 참석 전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제가 아는 바로는 트럼프 대통령도 (APEC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양측 관계는 매우 좋다. 이번 사태가 크게 악화되지 않은 건 양국 정상 간 신뢰 수준 덕분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속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따른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맞대응 등 격화 조짐이 보이는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해 질의하자,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미국이 A, B, C를 했으니 우리도 D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논리를 세우려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중국이 시행하려는 희토류 수출 통제보다 더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는 건 이건 중국 대 세계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이번 IMF 회의 주간을 통해) 유럽 동맹국들, 호주, 캐나다, 인도 및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포괄적인 집단 대응을 마련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경제를 해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재 목격되는 투자 붐의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을 원했기 때문이다. 리쇼어링의 일부는 전략적”이라며 “우리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지만, 이번 희토류 수출 통제는 디커플링의 신호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도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현재 (중국 측과) 최고위급에서 소통하고 있다. 여러 차례 접촉이 있었다. 다행인 점은 중국은 어디에나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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