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4관왕 폰세 vs 홈런왕 디아즈…‘역사적 외인’ 맞대결
최강 직구 대 직구 킬러 승부 주목
MVP 양대 후보로 자존심 싸움도

역사적 시즌을 보낸 두 외인이 정면충돌한다. 서로가 아니었다면 압도적 득표로 시즌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을 올 시즌 최대 라이벌 코디 폰세(31·한화)와 르윈 디아즈(29·삼성)가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폰세는 압도적이었다. 개막 이후 17연승을 달리며 시즌 17승1패를 기록했다. 28번째 선발 등판에서야 첫 패를 당해 아쉽게 ‘무패 다승왕’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놓쳤을 만큼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평균자책 1.89로 2010년 류현진 이후 15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을 달성했고, 252탈삼진으로 KBO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승률 1위에 오르며 역대 외국인 투수 최초 ‘4관왕’을 차지했다.

기록의 화려함에서 폰세에 대적할 만한 유일한 선수가 디아즈다. 타율 0.314에 50홈런 158타점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승엽(1999·2003년), 심정수(2003년), 박병호(2014·2015년)에 이어 KBO리그 역대 6번째 50홈런을 달성했다. 타점은 종전 한 시즌 최다인 박병호의 146타점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50홈런과 150타점을 한 시즌에 동시에 달성한 타자는 디아즈가 역대 최초다. 시즌 후반 디아즈의 방망이가 한층 더 뜨거워지면서 폰세와의 경쟁 구도도 불타올랐다. 폰세가 단독 질주하던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 디아즈가 균열을 냈다. 14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디아즈는 “거짓말하지 않겠다. 정말 MVP를 받고 싶다”고 했다. 폰세를 향한 ‘선전포고’와도 같은 한마디였다. 그리고 디아즈는 이날 결승 투런 홈런으로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 지으며 왜 자신이 MVP에 어울리는 선수인지 새삼 증명했다.
기자단의 정규시즌 MVP 투표는 이미 끝났다. PO에서 폰세와 디아즈가 어떤 활약을 하든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둘의 자존심이 걸렸다. 이 가을 맞대결 결과는 이후 발표될 MVP 개표 결과와 맞물려 두고두고 회자될 수밖에 없다.
폰세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PO 1차전 선발 등판이 확실시된다. 디아즈는 삼성 부동의 4번 타자다. 시리즈 시작부터 MVP 양대 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둘의 대결 결과에 따라 팀의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 그리고 1차전 결과가 시리즈 전체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은 대단히 크다. 5전3승제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6.5%(34번 중 26번)에 달한다.
폰세와 디아즈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표본이 많지 않다. 폰세가 삼성 상대 1차례밖에 등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결과는 3타수 1안타 1삼진이었다.
다만 ‘몸쪽 직구’가 승부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모든 구종이 위력적이지만 폰세의 주 무기는 역시 직구다. 평균 구속 153.6㎞ 직구 구사 비율이 46.7%였다. 폰세는 그 강력한 직구를 몸쪽으로 꽂아 넣으면서 상대 타자들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폰세가 마주할 디아즈는 KBO리그 최고의 몸쪽 직구 킬러다. 시즌 50홈런 중 몸쪽 직구를 담장 바깥으로 넘긴 것만 13차례다. ‘강 대 강’ 정면 승부가 벌어질 때 폰세와 디아즈 둘 중 누가 이길 것인지도 PO 1차전 MVP 양강 대결의 관심사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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