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자랐지만, 내 뿌리는 이곳에 있어요”
광주영상복합문화관서…50여명 참여
광주·전남 출신 9명 각자 사연 나눠
배경 공유도…“함께 돌아봐야 할 역사”

15일 오후 광주 동구 소재 광주영상복합문화관 3층 클래스 F에서 열린 ‘스웨덴에서 온 이야기: 입양인과 광주의 만남’ 간담회에 참석한 해외 입양인 전자영(샤를로타 폰 세스·47·여)씨의 인터뷰 영상이 스크린에 비쳤다.
스웨덴으로 입양돼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얘기를 하며 기억의 조각을 하나씩 꺼냈다.
1981년 9월18일 동구 계림동 대림상가 인근에서 발견된 전씨는 전남영아일시보호소에서 생활하다 1983년 스웨덴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는 “처음 양부모를 만났을 때 코가 큰 모습이 낯설어 웃음을 터트렸었다”며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조상들의 터전이자 고향이 광주라는 점이 저를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조선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와 스웨덴 입양인 광주모임이 공동 주최하고,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공동 주관했다.
해외 입양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세대와 국경을 넘어 교류와 연대를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광주·전남 출신 스웨덴 입양인 9명을 비롯해 시민·학생 등 50여명이 함께했다.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아동을 세 번째로 많이 입양한 나라로, 현재 약 1만명의 한국 입양인이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행사는 ▲개회사 ▲스웨덴과 한국의 입양 역사 소개 ▲입양인 개인 이야기 ▲패널 토론 ▲청중과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입양인들의 성장 과정과 정체성의 고민, 당시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채석진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마리아 하이머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는 ‘스웨덴-한국/광주 해외 입양 역사’ 발표를 통해 “1960-1970년대 한국 정부가 해외 입양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대한민국 사회 분위기와 해외 입양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스웨덴에서 온 이야기 이후: 뿌리뽑힌 삶의 증언과 광주의 책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소준철 전남대 역사문화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는 “당시 한국 사회에선 많은 아이들이 입양에 노출됐다. 그 중에서도 광주·전남에서 자주 해외 입양이 이뤄졌다”며 “이는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가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가면서 조부모 등에 맡겨지곤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입양이 발생(?)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성찰하고 연대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후 청중과의 대화 시간에서는 참가자들이 해외·국내 입양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눴다.
1969년 스웨덴으로 입양된 김미선(엘리자베스 닐룬드·58·여)씨는 “스웨덴 입양아 중 광주 출신이 많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번 발표와 대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 대한 소속감이 커지고 있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형제·자매나 친척이라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채석진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해외 입양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입양인의 삶을 직접 듣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스톡홀름 입양 한인협회 소속 입양 동포 9명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광주에서 다양한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주성학 기자·이연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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