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 한 해 37만개…재활용 고심

정혜리 기자 2025. 10. 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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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선거철 우후죽순 게첩
재활용률 35%…군·구별 편차
장바구니 등 만들어 주민 나눔
별도로 사업 않고 소각하기도
환경계 “갯수 제한 등 제도 필요”
▲ 15일 인천 미추홀구 한 사거리에 한 정당이 내건 추석 인사 현수막이 게시 기간이 지나도록 철거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인천 곳곳에 각 정당과 정치인들이 내건 현수막이 속속 철거되며 사후 활용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또다시 대거 쌓일 폐현수막의 재활용 여부를 가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 10개 군·구는 지난 추석 명절 기간 관내에 게시된 정치인 등의 명절 관련 현수막에 대한 수거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의 설치 기간은 15일 이내다.

명절 연휴 보다 앞서 곳곳에 내걸렸던 여러 정치 인사들의 현수막들의 게첩 설치 기간이 만료되면서 정당 혹은 군·구에서는 철거 작업을 이어왔다.

각 기초자치단체가 이렇게 수거한 폐현수막들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적치 후 처리되는데, 매번 낮은 재활용률이 문제로 꼽혀왔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한해 수거된 폐현수막은 37만887개에 달했으나, 재활용률은 35%에 그쳤다.

21대 대선이 치러진 올해 상반기(1~6월)에는 14만3569개가 수거됐고, 이 중 56.2%가 재활용됐다. 다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재활용률이 33%였던 것과 비교해 개선된 수치다.

매년 선거철과 명절이면 쏟아지는 현수막 속에 군·구도 폐현수막 처리 방안을 강구, 자체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계양구와 남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부평구, 서구에서는 철거한 현수막들을 소각 대신 재활용 업체를 통해 고형연료 등으로 재가공하는 형태로 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장바구니나 에코백, 마대 등을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배부하기도 한다.

중구 내륙 지역의 경우, 올해 재활용 사업의 하나로 폐현수막을 이용해 캐리어 커버를 제작할 구상이다.

다만 별도 사업이 없는 군·구도 있는 등 지역별 편차도 나타났다.

강화군 관계자는 "강화는 농어촌 지역이 많다 보니 폐현수막 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아서 주로 소각하고 있다"고 했고, 옹진군 관계자도 "(폐현수막)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예산을 들이는 사업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특별한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중구 영종지역에서는 별도 사업 대신, 희망 구민을 대상으로 일부 폐현수막을 농업용으로 무상 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 관계자도 "관내 사회적 기업에서 에코백 제작에 필요하다고 요청해오면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계에서는 현수막 게첩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근본적으로는 게시되는 현수막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정치권에게는 (현수막이) 결정적인 홍보 수단인 만큼,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제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데, 매번 선거철이 되면 제도 개선에 관한 얘기가 반짝 나오다가 흐지부지 되어왔다. 각계에서 문제의식을 지속해서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폐현수막을 이용해 자원순환 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이 생긴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그런 것들을 독려하고 지원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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