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지도자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파"... '브라질 유학파' K리그 출신 8년차 韓 코치, 라오스 1부서 꿈 키운다
(베스트 일레븐)
라오스 프로축구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김태영 감독이 이끄는 참파삭 아브닐 FC다.
이 팀에서 수석코치로 활약 중인 한국인 지도자 박원익 코치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으며 현지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질에서의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박원익 코치.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라오스에서 의기투합한 두 지도자는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팀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1.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경로로 참파삭 아브닐 FC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참파삭 아브닐 FC 수석코치 박원익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 코치의 길을 걷기 시작할 때부터 '한국뿐 아니라 해외 무대에서도 경험을 쌓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브라질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학업도 병행했는데, 그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지도자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언젠가는 국제적인 무대에서 제 역량을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죠. 마침 라오스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이건 놓치면 안 되는 기회라는 생각에 흔쾌히 합류했습니다.
2. 라오스에 오기 전에는 어떤 팀이나 분야에서 활동하셨나요?
2018시즌부터 K리그 무대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전남 드래곤즈, 안산 그리너스, 충남 아산, 광주 FC 등에서 피지컬 코치와 통역을 맡으며 선수들과 동고동락했습니다. 선수들의 체력과 멘탈을 책임지며, 코치로서의 기본기와 현장 감각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 라오스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3. 라오스 현지 축구 문화와 환경에 처음 적응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저에겐 '인프라'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그 규모가 아직 작고, 경기 수도 많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으면 축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도중에 포기하는 사례도 생기죠. 한국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는 이런 환경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현재 팀 내에서 맡고 있는 구체적인 역할과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수석코치로서 팀 전체 훈련을 운영합니다. 피지컬 훈련은 기본이고, 기술·전술적인 부분까지 감독님을 보좌하며 훈련의 큰 그림을 그립니다.
5. 전력분석 혹은 코칭에서 본인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상대 분석보다 '우리 팀의 색깔'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해 대응하되, 결국 우리 축구를 완성해가는 과정이 핵심이죠. 또 경기장을 구역별로 나눠 각각의 전술적 약속을 철저히 지키도록 지도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가 늘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원칙은 '공정, 공평, 존중'입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훈련과 경기 전반에서 우리 팀이 지켜야 할 기본 태도이자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6. 현재까지 참파삭 아브닐 FC 경기력의 장단점을 평가해주신다면?
저희 팀은 쉽게 지지 않는 팀입니다. 수비적인 안정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과 라오스 선수들 간의 조합이 아직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코칭스태프 모두가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7. 현지에서 훈련하며 눈에 띄게 성장한 선수가 있나요?
캄상가(Khamsanga), 폰판찬(Phonephanchan), 폴라웅(Phoulaung), 콰이쳉(Kouaycheng) 네 선수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폴라웅은 라오스 대표팀과 프로팀을 병행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습니다. 이들의 성장은 팀 전체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8. 상대 전력 분석 시 어떤 지표나 데이터를 가장 중시하시나요?
라오스에서는 분석 시스템이 제한적이어서 주로 비디오 분석에 의존합니다. 상대팀의 공격 및 수비 형태, 주요 선수들의 특징, 전개 방식을 중심으로 살핍니다. 현지 사정에 맞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기술적 장비나 분석 시스템 활용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요?
저희 팀은 라오스 내에서 유일하게 FITOGETHER GPS 기기를 활용해 선수들의 피지컬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운동량과 피로도를 세밀하게 체크하며, 필요할 경우 개인별 맞춤 훈련을 제공합니다. 또 드론과 캠코더로 훈련 장면을 촬영해 분석하고, 경기 전에는 비디오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선수들은 자신의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며 빠르게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어, 단순한 숫자가 아닌 성장의 지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0.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도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강조하는 여섯 가지 가치가 있습니다. '위닝 멘탈리티, 자신감, 노력, 존중, 열정, 꾸준함'. 제가 만난 성공한 선수들은 모두 이 가치를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결국 이는 프로 선수로서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11. 라오스 축구가 동남아시아 무대에서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프로와 유스팀 시스템의 정착, 국제적인 축구 문화 교류, 지도자 및 행정가 양성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대표팀만의 철학과 색깔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2. 개인적으로 라오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팀이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나아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습니다.
13.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이나 도전하고 싶은 무대가 있으신지요?
제 목표는 변함없습니다. 처음부터 해외 지도자를 꿈꿨습니다. 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대륙에서 경험을 쌓으며 아시아 지도자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15살 때 브라질로 떠났던 것처럼, 언제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14. 마지막으로 참파삭 아브닐 FC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낯선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땀 흘리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들과 스태프를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팬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더 발전하는 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박 수석코치는 낯선 땅에서도 단순한 성적을 넘어 선수 개개인의 성장과 라오스 축구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지도자의 철학이 묻어났다. 데이터 분석과 선수 중심 지도 철학을 바탕으로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어가고 있는 참파삭 아브닐 FC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인 지도자의 땀과 노력이 라오스 무대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리고 참파삭 아브닐 FC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참파삭 아브닐 FC는 오는 10월 19일 오후 6시(한국시간) 리그 선두인 Young Elephants FC와 시즌 여섯 번째 경기를 치른다. 현재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참파삭 아브닐 FC가 이번 경기 승리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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