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양심고백' 현직 부장검사…"쿠팡사건 윗선 무혐의 지시"
발언 중 눈물 흘리기도…민주당 의원들 '격려' 박수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현직 부장검사가 15일 국회에서 검찰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누락해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는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올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검찰의 '쿠팡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 언론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으로부터 한 부장검사의 대검찰청 진정서를 확보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진정서는 상급자인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줬다는 내용으로, 당시 보도에서 문지석 부장검사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됐다.
문 검사는 이날 국회에서 쿠팡 사건의 불기소 처분에 동의했느냐는 김주영 의원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엄 지청장이 핵심 증거 누락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이끌었다는 의혹이 맞는가'라는 후속 질문에 "그렇다"며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전달됐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상태로 대검에 보고되며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고 말했다.
문 부장검사는 자신과 전 주임 검사는 모두 쿠팡의 취업 변경 규칙이 불법이므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 기소 의견을 김동희 차장검사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차장검사는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고,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 '괜히 힘빼지 마라' 등으로 말했다고 문 부장검사는 주장했다.
문 검사는 또 엄 지청장이 올해 2월 새로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면서 "당시 엄 지청장은 사건 기록을 하나도 안 본 상태인데 수사 검사를 직접 불러 처리를 지시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했다.

문 검사는 "저는 검찰이 (쿠팡을)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원 정도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았으면 좋겠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모든 공무원이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문 검사는 발언 내내 목소리를 떨었고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격려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안호영 위원장이 현직 부장검사가 국회에 나와 공개 증언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묻자 "잘못됐기 때문이고 이렇게라도 해서 근로자들의 권익을 확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조직 내에서는 안 좋게 평가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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