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서 조선·콩으로 확전… 뜨거워지는 미중 무역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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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선언으로 붙은 불이 해운·조선과 대두(콩) 등으로 번지며 양국 간 전선이 확대일로다.
한국 조선업체가 느닷없이 제재를 받은 것은 물론,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영향을 받고, 중국산 선박을 쓰는 제3국 해운사가 난데없이 미국에 부담금을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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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산 선박 입항료 징수 美에 ‘맞불’
中 “관행 고쳐” vs 美 “불황 자초 말아야”
전문가 “中 확고한데 트럼프는 우왕좌왕”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선언으로 붙은 불이 해운·조선과 대두(콩) 등으로 번지며 양국 간 전선이 확대일로다.
정상회담 앞두고 티격태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경제적 적대 행위로 규정하며 중국산 식용유 등의 구매를 끊는 것으로 보복할 수 있다고 중국에 경고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다. 중국에 팔지 못한 대두로 식용유를 만들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최근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쟁점 품목이 줄기는커녕 늘기만 하고 있다. 시작은 희토류였다. 중국은 지난 9일 수출 통제 대상 희토류 종류를 늘리고 자국산 희토류가 미량이라도 포함되거나 자국 기술이 이용된 외국산 제품까지 수출 허가 대상에 넣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돼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맞대응 성격의 추가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14일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이 된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 해양·물류·조선 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무역법 조사에 이들 한국 회사가 협조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날은 미중이 상대국이 만든 선박을 대상으로 입항 수수료를 징수하기 시작한 날이기도 했다.
여론전도 팽팽하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갈등 고조와 관련해 “미국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대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공급 통제 탓에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쪽은 그들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美 의존도 줄여 무기화한 中

다만 두 나라 모두 파국은 바라지 않는 눈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 CNBC방송에 출연, 전날 미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실무 당국자 간 소통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우리는 (현재 미중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 홈페이지에서 “두 나라가 협력하면 모두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고 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시행 시기가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추가 관세 부과 시점이 11월 1일인 만큼 협상할 시간은 있다. 양국 간 공방은 협상 지렛대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준비가 잘된 쪽은 중국이라고 본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불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농업계는 그의 정치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입선 다변화로 미국산 의존도를 줄이며 미국의 수출 통제에 취약했던 대두를 거꾸로 전략 무기화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을 방치하며 협상 주도권을 빼앗겼다.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인 리처드 포티스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중국은 안정적이고 명확하며 확고한 목표를 견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시각과 정책이 날마다 바뀐다”고 말했다.
두 강국의 포격에 피해를 입는 것은 당사국만이 아니다. 한국 조선업체가 느닷없이 제재를 받은 것은 물론,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영향을 받고, 중국산 선박을 쓰는 제3국 해운사가 난데없이 미국에 부담금을 지불한다. NYT는 “양국의 십자포화에 거의 모든 나라가 협공당하고 있는 꼴”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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