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수원의 웨스팅하우스 4억달러 ‘지급보증’ 신용장, 또 나왔다

김규남 기자 2025. 10. 15. 17: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체코 원전 수출의 대가로 4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보증 신용장'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농협은행에서 개설한 보증 신용장에 이어,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수출과 관련해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 몫을 지급하겠다고 보증한 정황이 모두 확인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종면 의원실 자료…체코 원전 수출 대가
“웨스팅하우스 기술 포함 설명” 의무도 확인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014년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버러 인근에 건설 중인 신규 원자력 발전소 전경. 웨스팅하우스 누리집 갈무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체코 원전 수출의 대가로 4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보증 신용장’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농협은행에서 개설한 보증 신용장에 이어,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수출과 관련해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 몫을 지급하겠다고 보증한 정황이 모두 확인된 것이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수은)으로 제출받은 ‘수출입은행의 한수원 앞 발급 이행성보증 현황’ 자료를 보면, 수은은 지난 2월14일 한수원의 의뢰로 웨스팅하우스를 위해 “수출거래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4억달러의 보증 신용장을 발급했다. 그 이틀 전인 2월12일 한수원은 농협은행에서 같은 성격의 보증 신용장을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지난 1월 원전 수출 1기당 8억2500만달러 규모의 기술료와 설계·조달·시공(EPC) 역무를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웨스팅하우스와 맺었다.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이 자사 기술을 침해했다면서 지난 2022년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뒤 이어지던 법적 분쟁을 이 협정을 통해 종결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정 내용들 때문에 ‘노예 협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원전 1기당 4억달러 규모의 보증 신용장을 발행한다’는 조항도 그중 하나다. 한수원·한전이 기술료 지급이나 하도급 역무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은행이 지급보증을 해주는 조항이라, 웨스팅하우스는 자신의 일정한 몫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과 수은에서 발행된 두 건의 신용장은 체코 원전 수출의 대가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20일(현지시각)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오른쪽)가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왼쪽 두 번째),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다니엘 프로차스카 두산스코다파워 대표 간 체코 원전사업 터빈 공급 확정 양해각서 서명식에 임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또 노 의원이 파악한 협정 내용에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조항도 새롭게 드러났다. 관련 내용을 보면, “한수원과 한전은 국제행사 등에서 한국 원전을 홍보할 수 있으며, 고객의 질문시 한국 원전에 웨스팅하우스 기술이 포함됐음을 설명해야 함”이라고 돼 있다. 노 의원은 “‘원전 기술 관련 질문에만 해당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가격에 대한 문의에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이 포함’됐다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굴욕적인 조항”이라 지적했다. 또 “총선 패배와 김건희 여사 문제로 지지율 폭락을 겪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코 원전 수주를 돌파구로 여기고 개인 욕심을 위해 한수원·한전을 이용해 매국적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예 협정’ 논란이 일어난 뒤 “한수원·한전의 미국 진출 기회”라며 잠시 주목을 받았던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작회사 설립 논의는 두 달째 중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전수출 합작법인 등 협력 추진 경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4일 양사간 제안됐던 합작회사 논의는 올해 8월14일 대면 회의를 마지막으로 “협력 논의 일시 정지 중”이라고 한수원은 밝혔다. 한수원은 이 자료에 설립된 합작회사가 해외 신규 원전 건설 사업 때 총괄 사업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양사의 지분율에 따라 이익과 리스크를 분배한다는 구상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