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을 장마’가 중국 인공강우 실험 영향? 진실은

올가을 수도권에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며 ‘가을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평년(1991~2020년·30년 평균) 보다 4배 가까이 많은 비에 일각에선 “중국의 ‘인공 강우’ 실험 영향으로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진실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의 인공 강우 실험이 한반도에 많은 비를 견인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인공 강우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비구름대에 비의 ‘씨앗’을 대량 살포시켜 국지적으로 강우량을 늘리는 것이다. 비구름 자체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고, 구름을 축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작업을 ‘구름 종자 뿌리기’(cloud seeding)라고 한다. 주로 농업 용수 공급, 가뭄 해갈 등이 목적이다.
인공 강우는 ‘국지성’이 강하다. 예컨대 올여름 가뭄이 심했던 강원 강릉에 인공 강우를 통해 강우량을 늘리려고 한다면, 강릉과 최대한 가까운 강원도 일대에 비의 씨앗을 살포해야 한다. 비구름대는 이동 과정에서 비를 계속 뿌리기에, 기껏 늘려 놓은 강우량을 먼 곳부터 소진하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 강우는 대상 구역에 강우량이 0.1㎜만 늘어도 ‘성공’이라고 본다. 구름대에 씨를 살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지상에 비의 형태로 떨어지진 않는 데다, 특정 구름층과 기상 조건 등이 정교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름 씨앗을 마구잡이로 흩뿌려 일 강우량을 100㎜ 늘렸다고 해도, 이 비는 대부분 실험 지역 인근에서 소진된다.
중국에서 인공 강우 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은 베이징, 신강 등이다. 우리나라와 약 1000~3000km 정도 떨어져있다. 이론적으론 이 거리를 거쳐 들어온 비구름대 중 일부가 인공 강우 실험에 의한 것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론 오는 과정에서 모두 소진됐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서해상을 지나며 비구름대에 공급된 바다 수증기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가을 장마’는 일본 쪽 북태평양고기압이 10월까지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북태평양고기압은 9월부터 세력이 서서히 약해지는데 올해는 10월 중순까지도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 영향권에 놓인 제주에선 ‘10월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남쪽에 뜨겁고 축축한 공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9월부터 북쪽 찬 공기가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하자 서해상에 비구름대가 자주 발달하고, 잦은 가을비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가을비는 환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지만, 올해는 남쪽 공기가 지나치게 뜨거워 예년보다 크고 잦은 비구름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에서도 “중국의 인공 강우 실험이 한반도 전역 기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산 한우·더덕으로 정직한 맛...순창 약고추장 멤버십 할인 [조멤Pick]
- 하루 물 2L에 알부민까지 꼼꼼하게 챙겨 먹고 몸에 생긴 일
- [단독] 교육부, 석·박사 연구비 싱가포르 수준으로 늘리고 포닥·학부생도 지원 검토
- 노벨평화상 받고 4년 후 피격… “내겐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 왜 이제 알았나, 매일 아침 공복에 올리브유를 먹은 후 몸에 온 변화
- 아시아 베스트 바 13위…청담 앨리스가 증명한 ‘K-바텐더’의 힘
- 가을 전어는 있어도 봄 도다리는 없다… ‘진짜’ 제철은 5월부터
- 혁명군과 게릴라들의 무기 ‘AK 소총’의 아버지를 만나다
- 유류 공급 불안정… 체육센터도 ‘긴급 휴장’
- 엡스타인 사건 처리에 불만… 트럼프, ‘충성파’ 법무장관 잘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