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 美 ‘아마존 창고 펀드’ 결국 손실

김남석 2025. 10. 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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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운용)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에서 줄줄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약속했던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펀드에서도 사실상 손실이 확정됐다.

미래운용은 15일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1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아마존 물류센터 3곳 중 '아마존 콩코드'의 매각 거래를 종결했다고 공시했다.

미래운용은 1억880만달러에 매입한 자산을 7900만~9110만달러에 매각할 경우 최대 49.8%의 원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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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대금, 매입대비 23.8% 하락
기준금리 뛰며 부동산 수익률↓
자사 부동산펀드 신뢰 떨어질듯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정한 펀드 원본 손실 시나리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운용)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약속했던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펀드에서도 사실상 손실이 확정됐다.

미래운용은 15일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1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아마존 물류센터 3곳 중 '아마존 콩코드'의 매각 거래를 종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5195만달러(한화 약 739억원)로 매입가액 6820만달러(970억원) 대비 23.8% 낮아진 금액이다. 매각 대금 대부분은 선순위 대출 일부를 조기상환하는데 사용된다.

미래운용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펀드 설정 시점인 2020년 10월 0.25%였던 기준금리가 4.25%로 높아지면서 미국 물류 시장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과 미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복합 요인으로 매입시점 금리보다는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1월 현지 대출 만기와 4월 펀드만기를 앞두고 이번 매각대금으로 대출원금 일부를 상환해 대출잔액을 줄인 뒤 만기 연장이나 신규대출 등 엑스트 전략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산 가치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 만큼 매각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으로 해당 펀드의 원본 손실은 사실상 확실시됐다. 이번 매각의 기준이 된 지난해 12월 기준 감정평가액(1억5820만달러)이 설정 당시보다 14% 낮아졌고, 실제 매각 단가는 이보다 더 크게 떨어진 만큼 남은 두 개 자산에서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운용은 1억880만달러에 매입한 자산을 7900만~9110만달러에 매각할 경우 최대 49.8%의 원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0원에 가입한 펀드에서 502원만 건질 수 있는 셈이다. 5년간의 분배금을 모두 더해도 원본에서 약 20%의 손실이 발생한다. 해당 펀드의 공모 금액은 965억원이었다.

설정 당시 미래운용은 "공모 펀드로 일반 투자자들도 우량 임차인이 장기임차하고 성장이 예상되는 물류센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원본 손실이 발생하며 미래운용의 부동산 펀드에 대한 신뢰도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운용은 앞서 미국 오피스 빌딩과 브라질 부동산 투자 등에서 원본 대부분을 잃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운용 관계자는 "이번 매각대금을 대출원금 일부상환에 사용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갖추게 됐다"며 "현재 잔여자산 매각 또는 리파이낸싱을 통한 펀드 만기연장 방안을 검토 중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만기가 다가오고, 실제 매각이 이뤄지고 나서야 손실을 알 수 있는 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운용은 이번 매각의 기준이 된 감정평가액 공개 불과 6개월 전 해당 자산의 가치가 1억7000만달러가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펀드 기준가에 반영된 감정평가 금액보다 실제 매각가는 더 낮아지면서 공모펀드의 기준가가 실제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운용이 최대 50% 원본 손실을 가정했지만, 펀드 운용 기간 자산이 위치한 지역의 공실률이 2배 이상 높아진 곳도 있다"며 "미래운용이 가정한 20% 가격 하락보다 하락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설정 당시 기준금리와 현재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결정일 수도 있다"면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빠른 매각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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