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1000인분 준비하라더니 다 썩었다”…역대급 노쇼 터진 ‘이 축제’

송민섭 기자(song.minsub@mk.co.kr) 2025. 10.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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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0인분 준비하라는 지침을 받아 재료를 쌓아뒀는데, 막상 하루 60인분도 안 팔립니다. 매일 신선식재료를 버릴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A씨는 "추석 연휴와 주말 대목을 대비해 6000인분 분량의 재료를 미리 준비했지만, 정작 손님이 오지 않아 대부분 폐기했다"며 "냉장고를 열 때마다 썩어가는 식자재를 보며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박람회 주체측은 참가 상인들에게 관람객들이 몰릴것을 예상해 '하루 최소 500인분, 최대 1000인분을 준비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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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미식박람회 준비 미흡에 흥행실패
주최측은 참가업체에 일500인분 요구
18개업체 “일평균매출 80만원” 분통
전남도·목포시 “보상어려워” 모르쇠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에 “주최측의 요구에 맞춰 음식을 준비했더니 판매도 저조하고 보상도 없다”는 내용의 호소문이 붙어있다. 독자제공.
“하루 1000인분 준비하라는 지침을 받아 재료를 쌓아뒀는데, 막상 하루 60인분도 안 팔립니다. 매일 신선식재료를 버릴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15일 목포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열린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참여업체 대표 A씨는 울분을 토했다.

전남도와 목포시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의 세계화’를 내걸고 지난 2일 개막했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총 120억 원(국도비 37억 원, 목포시비 53억 원, 입장권 수익금 30억 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지만, 개막 2주 만에 현장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추석 연휴와 주말 대목을 대비해 6000인분 분량의 재료를 미리 준비했지만, 정작 손님이 오지 않아 대부분 폐기했다”며 “냉장고를 열 때마다 썩어가는 식자재를 보며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박람회 주체측은 참가 상인들에게 관람객들이 몰릴것을 예상해 ‘하루 최소 500인분, 최대 1000인분을 준비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 곳곳에는 상인들이 직접 붙인 ‘신선한 재료 모두 매일 버립니다’, ‘홍보도, 안내도 없습니다’ 같은 호소문이 나붙었다. 또 다른 참가업체 B씨는 “폐기된 식자재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사무국은 ‘500인분 이상 준비는 업체 자율이다, 보상 기준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람회 사무국의 ‘음식판매부스 지적보도 분석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음식판매부스에는 12개 시·군, 18개 업체가 참여했다. 참여업체는 1차 서류심사, 2차 실연심사를 마친 후, 현장컨설팅과 프로필 촬영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개막 후 12일간 총매출은 1억 7700만 원, 업체당 하루 평균 매출은 82만 원 수준에 그친다. 심지어 일부 부스는 60만 원 매출조차 올리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사무국은 “개막 이후 입장객 34만 명이 방문했다”고 홍보하며 “현재로선 별도 보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텅 빈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주차장. 독자제공.
참가자들은 “이 정도 매출이면 인건비도 못 건진다”며 “공공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라 빚을 떠안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도 자신의 SNS에 ‘텅 빈 주차장’ 사진을 올리며 “34만 명이 왔다면 주차장은 만차였을 것이고, 인근 상권은 발 디딜 틈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찾은 행사장 주변은 주말 오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한 시민은 “박람회가 열린다는 걸 SNS로 우연히 알았다”며 “지역 주민들도 잘 모르는 행사 같다”고 말했다.

참여 상인들은 “남도의 맛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자부심으로 참여했지만, 현실은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무료존 부스 배치, 광고 부재, 사전 안내 미흡 등으로 판매 여건 자체가 불리했다”며 “행정기관은 책임을 미루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유창훈 목포시의원은 “보통 국제 행사면 늦어도 2년전에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서 준비한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6개월 전에 졸속으로 팀을 꾸려서 진행됐다”며 “행사 준비 당시에 시의회 차원에서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준비했는데, 목포시에서는 도 주관 행사인데 우리가 왜 열심히 하느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준비단계부터 졸속행정이었다. 준비가 미흡하니 결과도 초라했다”며 “목포시에서 큰 예산이 들어간 만큼 지금부터라도 남은 행사를 잘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목포시 관계자는 “박람회 전반 운영은 사무국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시 차원의 별도 보상이나 지원 계획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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