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2일 머리에 쓰는 XR(확장현실) 기기 출시...XR 시대 열리나

올 1월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2025'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XR 기기 콘셉트.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오는 22일 자사 첫 XR(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기를 공개한다. 확장현실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의 상위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몰입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구글·퀄컴과 협업해 XR 기기 개발 프로젝트인 ‘무한’을 진행했고, 22일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XR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테크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XR 신제품 출시로, 정체를 빚었던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메타와 애플이 각각 메타퀘스트와 비전프로 기기를 내놨지만 즐길 콘텐츠 부족, 비싼 가격, 불편한 착용감 때문에 ‘얼리 어답터’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제품을 내놓고 스마트폰 다음 세대 기기인 XR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XR 기기 신제품 행사에 붙인 이름은 ‘멀티모달 AI(인공지능)의 새로운 시대, 더 넓은 세상이 열린다’다. XR 기기가 AI 시대의 전용 기기라는 선언이다. 삼성전자의 제품은 머리에 쓰는 헤드셋 형태다. 해당 제품의 자세한 스펙은 이날 열리는 온라인 행사에서 공개된다. 제품명은 ‘갤럭시XR’로 알려졌다.

테크 업계에선 갤럭시XR 기기에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될 것으로 본다. 가장 핵심인 디스플레이는 좌우 눈당 하나씩 총 2개의 4K 마이크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각 디스플레이는 4032PPI(인치당 픽셀 수)의 초고밀도를 구현한다. 두 디스플레이를 합해 총 2900만 화소로, 애플 비전프로(2300만 화소)보다 고화질이다.

올 1월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2025'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XR 기기 콘셉트. /삼성전자

XR 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칩엔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2세대가 탑재될 전망이다. 눈, 손, 음성 등 3가지 방법으로 기기를 작동하는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손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기기 앞에 4개, 밑부분에 2개의 센서와 카메라가 탑재된다. 기기 내부엔 눈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카메라 4대와 적외선 LED가 들어간다. 기기 하단엔 마이크 4개가 탑재돼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포착할 예정이다. 구글의 AI인 ‘제미나이’를 곧바로 호출하는 버튼도 들어간다.

무게는 약 545g으로, 애플 비전프로(약 600g)보다 가볍지만, 메타퀘스트3(515g)보다는 조금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가격은 최소 1800달러(약 256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전프로(480만원)보다 싸고, 메타퀘스트3보다 비싸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XR을 출시하며 구글, 네이버와 협업해 XR 기기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던 콘텐츠를 확보했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XR 특화 앱으로 만든 것이다. XR 기기를 머리에 쓰고 네이버를 통해 라이브 방송 등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경쟁 참전으로 시장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올해 379억4000만달러(약 54조원) 규모인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연평균 28.3% 성장해 2029년 848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