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날 살려"…'케데헌' 이재, SM 연습생서 오스카·그래미 향해 [MD현장](종합)

강다윤 기자 2025. 10. 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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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가수 이재/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K팝 연습생에서 글로벌 신드롬의 주역으로. 작곡가 겸 가수 이재가 금의환향했다.

1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메기 강, 이하 '케데헌') 이재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작곡가 겸 가수 이재가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슬기가 맡았다.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 넷플릭스 역대 흥행 콘텐츠 1위, 최초 누적 시청 수 3억뷰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 가운데 이재는 '케데헌' OST 작사·작곡 및 주인공 루미의 보컬로 참여했다.

작곡가 겸 가수 이재/넷플릭스

이날 이재는 "아직도 너무 실감이 안 난다. 계속 스케줄이 바빠서 소화할 시간이 없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 밖에 없다"며 "2개월 전에는 그냥 작곡가였다. 갑자기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많이 주시니까 되게 낯설고 신기하다. 적응하려 노력 중"이라고 큰 사랑을 받는 소감을 밝혔다.

'케데헌'으로 한국에 금의환향한 이재는 "케데헌'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한국 문화를 너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여태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중국, 일본이 많았다. 내가 어릴 땐 한국이 어딘지 몰랐다. 항상 '일본? 중국?'이라 물어서 너무 화가 나서 한국말을 열심히 연습했다.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걸까 싶어 감사하고 좋은 마음"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재는 '케데헌'에서 헌트릭스의 '골든'(Golden)을 비롯해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테이크다운'(Takedown) 작곡에 참여했다. 사자보이즈 '유어 아이돌'(Your Idol)과 루미, 진우의 듀엣곡 '프리'(Free)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곡들에는 한국어 가사가 담겨 K팝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는 "'케데헌'은 한국문화를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했다. 나뿐만 아니라 감독님, 스튜디오도 모두 한국어를 넣자고 했다. 벌스뿐만 아니라 후렴에 넣는 것도 중요했다. 다들 거의 후렴만 알지 않나"라며 "지금 미국에서 싱어롱에 가면 한국인이 아니어도 모두가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을 불러준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뿌듯하게 말했다.

작곡가 겸 가수 이재/넷플릭스

많은 OST가 사랑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골든'의 인기가 뜨겁다. 국내 각종 음원 사이트 정상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톱 싱글 차트에서 각각 비연속 통산 8주 1위를 차지했다. 발매 104일 만에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7억회도 돌파했다.

이 같은 글로벌 히트에 이재는 "요즘 팝에도 K팝에도 멜로디가 메인인 노래가 많이 없다. 또 지금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있지 않나. 희망적인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각자 힐링을 느끼는 것 같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 많은 분들에게 필요한 노래였던 게 아닐까"라고 자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골든'을 포함한 '케데헌' OST는 현재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과 그래미 어워즈에 출품된 상태다. 이재는 수상을 기대하냐는 물음에 "당연히 받고 싶다"며 "일부러 약간 팝스러운 노래를 했다. 헌트릭스가 실제 데뷔하는 것처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미리 소감을 들려달라는 부탁에는 "그냥 계속 울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우는 시늉을 하더니 "한국 여러분, 사랑합니다"고 손가락 하트를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작곡가 겸 가수 이재/넷플릭스

하지만 이재가 마냥 꽃길만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재는 과거 10여 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생활을 했다. 루미와 공감대를 꼽으면서도 그 시절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이재는 "그때 내 단점을 가리려 했다. 당시 여성스럽지 않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다. 깨끗한 목소리가 트렌드라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리고 싶었다"며 "그 느낌을 잘 아니까 루미에게 공감이 됐다. 꿈을 이루고 싶고,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너무 잘 안다"고 털어놨다.

이재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데뷔를 준비했지만, 결국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일엔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상처는 당연히 받지만 성장하려면 상처를 받아야 한다. 고생을 어떻게 넘어서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떨어지더라도 '또 하면 되지' 이 마음이 정말 중요했다. 솔직히 음악이 나를 살렸다"고 담담히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했다.

끝으로 이재는 향후 활동 계획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작곡가로서 성장하고 싶다. K팝뿐만 아니라 팝도 하면서 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작곡가로서 곡을 계속 만들 생각이다. 어차피 작곡가라 노래는 많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와닿는 노래는 직접 부르고 싶다"며 "가장 중요한 건 '케데헌'으로 찾아뵙는 일이다. 올겨울, 1월 안에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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