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정부 허가받아야 집 판다…서울 전역· 경기 12개 지역 아파트·단지 내 연립·다세대 대상
토지이용계획서 등 관련 서류 구비해야
허가일 후 4개월 내 잔금 지급 의무
2년 실거주로 갭투자 수요 차단
전월세 등 임대 물량 줄 듯
거주 이전 자유 제약 우려도
정부가 15일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하면서 오는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이 지역 주택을 사고팔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이날 관보에 토허제 지정 지역을 게재했다. 공고일 5일 후인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시장에선 일명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가 사라지는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전세 공급 물량 감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 20일부터 적용…‘한남더힐’ 저층 등 연립·다세대주택도 규제 포함
대상 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 12개 지역이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허가 구역 내 아파트와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다. 예를 들어 신규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성동구 금호동 ‘금호자이 1차’,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광진구 ‘광장극동2차’ 아파트를 20일 이후에 매매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기존에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토허제 대상이 아파트에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아파트 동일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도 허가 대상이다.
정부가 아파트 동일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도 허가 대상으로 넣은 것은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 내 저층의 연립주택이 섞여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한채에 175억원으로 거래되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은 32개 동 중 11개 동이 4층 이하여서 이 주택은 토허제를 빗겨갔다. ‘한남더힐’은 지난달 전용면적 242.20㎡가 175억원에 거래된 곳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도시실장은 “강남 3구와 용산구가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됐을 때 논란이 된 한남더힐의 경우 단지 내 연립주택이 있고 거래도 아파트와 동일하게 되는데 저층 건축이라는 이유로 연립주택으로 분류돼 규제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런 부분을 시정하기 위해 아파트 동일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도 허가 대상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규제에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이 700여 가구 안팎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계약 당사자는 관련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준비 서류로는 ▲허가신청서 ▲토지이용계획서 ▲토지취득자금조달계획서 등이 있다. 관할 지자체는 서류를 검토하고 협의한 후 필요하면 현장조사를 나갈 수 있다. 허가가 이뤄진 경우는 허가증이 교부되고 허가일로부터 최장 4개월 이내에 잔금을 모두 치러야 한다. 정부는 허가 관청(시·군·구)과 협의해 토허제 업무 가이드 라인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 ‘갭투자’ 수요 걷어낼 듯
토허제로 지정된 지역의 주택을 사면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이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모두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로 인해 일명 ‘갭투자’ 수요가 차단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전세 물량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주택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려고 해도 매수자를 구하지 못해 토허구역 거주자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서울 아파트 갭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가수요가 있는데 이런 것이 사라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권과 한강 벨트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와 패닉 바잉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포모는 다른 사람에 비해 뒤처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 전세 물량 감소 우려, 거주 이전 자유도 제약될 듯
전·월세 시장의 공급 물량 감소와 토허구역 거주민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가 제약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실수요를 제외한 갭투자 등의 수요는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라며 “이런 수요가 없어지면서 전세 시장의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도 “토허구역 전체의 전·월세 물량이 급감해 임차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정부가 자충수를 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상근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유동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의 수요와 공급으로 집값이 형성되도록 해야 하는데 규제를 통해서 집값을 잡으려고 하는 시도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종 교수는 “너무 광범위한 지역을 토허제로 묶는 것이기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거주 이전의 자유나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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