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환율 1412.3원…이대로면 외환위기 기록 넘는다

홍태화 2025. 10. 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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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평균환율 1998년보다 높아
기존 인식 깨고 1400원 뉴노멀 진입
美 관세·대미 투자 불확실성 겹쳐
서학개미 수요까지 환율상승 부추겨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연평균 기준으로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IMF(국제통화기금) 시대’의 기록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동시에 연평균 환율 1400원대라는 뉴노멀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평균 환율은 1412.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 1364.4원과 비교하면 47.9원 올랐고, 외환위기로 환율이 폭등해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1998년(1395.0원)과 견주어도 17.3원 높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7년 월 평균 환율은 8월까지 800원대를 유지하다 치솟기 시작해 12월에는 평균 1499.4원을 기록했고, 1998년에는 더 수위를 높였다.

1998년 1월에는 평균 환율이 1701.5원에 달했다. 이후 6월까지도 평균 1395.3원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12월이 돼서야 1200원 초반대로 내려왔다.

이후 환율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1100원~1200원 시대’에 진입했다. 외환위기 전까지 700원~800원에 불과했던 환율의 새로운 기준이 생긴 셈이다.

올해도 외환위기 때와 같은 환율의 새 지평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환율은 1200원 수준에서 움직인다는 기존의 인식이 깨지고 1400원 시대에 들어서는 것이다.

올해 환율은 1월 평균 1455.5원으로 시작해 4월(1441.9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1390.7원) 내려와 9월(1392.4원)까지 1300원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안정되는 듯했던 환율은 이번 달 다시 수위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1402.9원이던 환율은 지난 13일 1425.8원까지 뛰었다. 외환당국 구두 개입에 주간종가 기준 1430원 선은 방어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14일에는 결국 5.2원 오른 1431.0원을 기록해 1430원대마저 돌파했다. 15일에도 1429.1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에 개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엄포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내달부터 부과하겠고 맞섰다.

이후 12일(현지시간)에는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환율 상승세가 모두 되돌려지지는 않았다.

미국과의 투자 협상에 따른 불확실성도 환율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만약 미국 정부의 요구처럼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면 외환시장은 전례 없는 폭등 위기에 부딪힐 수 있다. 3500억달러는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인 4220억2000만달러의 82.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은 ‘환율 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도 환율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서학개미는 10월에만 미국 주식시장에서 약 2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대외투자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라며 “뉴욕증시 기술주 랠리가 재개됨에 따라 달러 환전수요도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남은 기간이 2개월 반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만간 환율이 상당폭 하향 안정되지 못하면 올해 평균은 약 27년 만에 외환위기 당시 기록을 깨는 동시에 처음으로 평균 1400원대라는 새 시대를 열게 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평균 환율 전망치를 기존 1350원에서 1380원으로 상향한다”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비롯한 통상관련 합의 도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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