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넘는 집, 대출 2억까지만…‘영끌’로 고가주택 못산다

주형연 2025. 10. 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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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왼쪽부터) 국세정창,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고가주택 및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기존 6억원으로 일률 제한했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주택가격에 따라 차등화하고 15억~25억원 구간에는 4억원, 25억원 초과 구간에는 2억원으로 한도를 설정했다. 전세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스트레스 금리 하한 상향 조정,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조기 시행 등 각종 수요 억제책을 총동원했다.

15일 발표된 대출수요 관리 강화 방안의 핵심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담대 한도를 전방위로 조이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규제지역에 적용되는 주담대의 대출 한도를 주택가격(시가)이 높을수록 줄이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6·27 대책을 통해 전례 없는 ‘주담대 한도 6억원’을 설정한 데 이어 ‘주담대 한도 4억원’(시가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과 ‘2억원’(25억원 초과 주택) 기준선을 추가 설정한 것이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과거 정부서 이미 위헌 논란이 있던 점 등을 고려해 ‘절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한도를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일괄 내리는 방안 역시 중저가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의 자금 수요를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가주택들의 가격이 먼저 오르고 그 아래 주택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가주택 대출 한도는 좀 더 촘촘하게 설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가주택 집값 상승세가 전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초고가 주택 수요를 눌러 집값을 안정화한다는 취지다.

서울 마포·성동 등지의 집을 팔고 추가 대출을 받아 강남에 진입하려는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등도 함께 억눌릴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 전세대출을 DSR에 포함하며 ‘전세대출 조이기’를 본격화한 점도 눈에 띈다. 200조원대로 불어난 전세대출의 과도한 공급과 이를 이용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전세대출은 집값 불쏘시개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이유로 매번 규제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DSR 규제에 처음으로 포함돼 당국이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차주별 대출금리에 1.5%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의 하한을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에 한해 3%로 상향 조정하고,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RW) 하한 상향(15%→20%) 조치 시행 시기를 당초 예정된 내년 4월에서 석 달 앞당기는 내용 등도 포함해 금융당국이 가진 각종 수요 억제책을 총동원했다.

이날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LTV가 70%에서 40%로 줄어드는 등 기존 규정에 따라 강화되는 대출 규제도 즉시 적용된다.

일각에선 이번 대출 규제가 단기적으로 약발이 먹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출 규제로 인해 결국 소득은 높지만 자산이 적은 사람들의 ‘상급지 갈아타기’나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등은 힘들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규제에도 강남 3구 등 고가주택의 거래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규제를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의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고가 주택의 대출 한도 축소로 15억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몰려, 비슷한 가격의 주택이 15억원까지 오르는 등 시장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단기간에 대출을 조이는 규제가 세 번이나 연달아 나오면서, ‘지금이 아니면 못 산다’는 시장에 불안감을 축적하는 점도 문제다. 강력한 규제가 더 나오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패닉 바잉’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신 국장은 “대출 규제 강화를 포함한 정부의 종합 대책이 효과를 보일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 대출이 주택가격 상승을 촉진한다면 어느 경우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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