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왔다 사라지는 버거' 인앤아웃은 왜 팝업만 열까

정성현 기자 2025. 10. 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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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앤아웃 버거, 15일 서울서 팝업스토어 오픈
'상표권 유지' 주목적… 한국 진출 가능성 희박
서울 강남구에서 시민들이 인앤아웃 버거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미국의 3대 버거'로 유명한 인앤아웃 버거는 버거 메뉴 3종을 선착순 한정 판매한다. 연합뉴스

미국 3대 버거 브랜드로 꼽히는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가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케줄'에서 단 하루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2년 만의 한국 상륙으로, 팬층에서는 "이건 무조건 가야 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판매된 세 가지 메뉴(더블더블, 애니멀 스타일, 프로틴 스타일)는 수량 한정으로 조기 마감이 예고됐다.

행사 당일 청담 일대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서며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반면 "하루라니 너무 간보는 거 아니냐", "시간을 좀 늘려달라"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나왔다. 인앤아웃은 최근 3~4년 주기로 한국을 찾았지만, 정식 매장은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소비자에게는 이례적인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상표권 유지와 브랜드 철학 사이의 전략적 균형으로 본다.

인앤아웃은 지난 2012년 국내 상표를 등록한 뒤 2015년, 2019년, 2023년, 그리고 올해까지 일정 주기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는 상표권을 방어하기 위한 '실사용' 행위로 해석된다. 국내법상 상표를 등록한 뒤 3년 동안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불사용 취소 심판 대상이 된다. 인앤아웃은 한국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같은 방식의 팝업을 반복해왔다.
인앤아웃 버거. 연합뉴스

정식 매장을 열지 않는 이유는 브랜드의 '신선도 원칙' 때문이다. 인앤아웃은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이후 냉동고기와 전자레인지 사용을 금지하고, 재료를 당일 생산·공급할 수 있는 거리에만 매장을 낸다. 이런 원칙 때문에 창업 80년이 가까운 지금도 매장은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약 350개에 그친다. 해외 매장은 없으며, 미국 동부 진출조차 물류 반경 문제로 수십 년째 미뤄지고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원칙 속에서도 인앤아웃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동시에 강력한 홍보 효과를 거둔다. 단 하루 열리는 행사는 '한정성'이라는 자극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어내고, SNS 확산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매번 수백 미터에 달하는 줄과 조기 완판이 반복되면서 정식 매장 없이도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인앤아웃 관계자는 "한국 진출 계획은 없다"며 "팝업 행사는 브랜드 홍보를 위한 글로벌 투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