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산 '1800만원' 반지…지인 말에 확인했더니 '충격'

김소연 2025. 10. 1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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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정상 제품, 오른쪽은 A씨의 하자 제품./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명 백화점에서 구매한 명품 반지가 5년 만에 불량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까르띠에 반지 불량 판정, 제품도 대응도 모두 불량이었습니다'는 글을 게재하며 불량품을 판매한 명품 업체와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2020년 6월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서 1860만원을 주고 까르띠에 러브 풀 파베 반지를 결혼기념일 기념 반지로 구입했지만, 최근 불량품 판정을 받으면서 환불받았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다이아몬드 주위 마감이 정상품과 비교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다.

A씨는 "눈으로 봐도 빛의 반사나 반짝거리는 것에 차이가 있다"며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이아몬드도 더 작아보이고, 정상품에 비해 칙칙한 느낌"이라고 했다.

해당 반지 디자인은 까르띠에의 인기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축구선수 박지성과 SBS 전 아나운서 김민지 부부의 결혼반지로도 유명하다. 까르띠에가 지난달 국내에서 올해 세 번째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현재 이 모델은 2770만원에 판매 중이다. 5년 만에 1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A씨는 "환불은 구입가 기준으로 이뤄졌다"며 "당시엔 불량품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가 반지를 여러 개 사서 비교해봤다면 차이를 알 수도 있었겠지만, 매장에서 제 사이즈에 맞는 단 하나를 내어준 게 전부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아주 친한 지인이 자신이 최근에 동일한 반지를 구입했는데 이 반지는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해주기 전까지는 꿈에도 불량품일 거라 상상도 못 했다"며 "뒤늦게 한눈에 봐도 이상한 불량품임을 알았을 때 이 사태를 깨닫고 드는 충격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환불은 받았지만, 그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앞으로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스트레스 투성이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접었다"며 "그런데도 이 사실을 공유하는 건 명품이라는 이름이 반드시 품질과 신뢰, 그리고 훌륭한 대응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했다.

더불어 "까르띠에라는 이름이 품질과 책임을 보장해줄 거라 믿었던 제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들은 저처럼 무조건 믿지 마시고 구입할 때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던 꼭 제대로 된 정상 제품인지 확인하시고 구입하시기 바란다"며 "더 이상 저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픈 경험을 공유한다"고 했다.

A씨의 경험담이 공유된 후 "5년 쓴 제품을 환불해 준 건 맞는 대응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1000만원이나 오른 제품을 교환이 아닌 당시 가격으로 환불만 해줬다는 점에서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 까르띠에의 AS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구매 후 6개월 이내 하자는 제조사 결함으로 추정돼 교환·환불이 가능하다. 하지만 까르띠에 측은 이를 무상 수리가 아닌 '유상수리'로 안내하고, 프랑스 본사 검수를 위해 수개월 대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띠에 측은 불량품 같은 경우에는 점검을 해보거나 AS를 해보고 판정 결과가 나오면 고객에 안내를 드리고 있고, 불량품 판정 후 교환이나 환불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까르띠에는 올해에만 2월과 5월, 지난달까지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일부 제품은 올해에만 약 20% 가까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와 환율, 금값 상승 등 글로벌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까르띠에의 인상 속도는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제품의 변색, 끊어짐, 도금 벗겨짐 등 하자 사례가 연일 공유되고 있다. 몇몇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사례를 취합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분쟁조정'은 동일한 유형의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함께 분쟁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로, 조정 결과에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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